북한 조선중앙TV가 1일 오후 신형 방사포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31일 발사한 발사체에 대해 우리 군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을 내놓자 자신들이 쏜 것은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보도한 데 이어 방사포 발사 주장을 뒷받침하듯 사격 장면까지 내보냈다.
조선중앙TV는 외형상 방사포와 유사한 발사체의 발사 장면 사진 15장을 공개했다. 지난 25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과는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한 정도로 차이를 보였다.
사진 속 이동식발사대(TEL) 위에 장착돼 있는 발사관도 포착됐다. 다만 신형 방사포의 구체적 제원 식별을 방지하는 차원인 듯 발사대는 모자이크 처리가 된 상태였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사격 결과에 거듭 만족을 표시하면서 인민군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하는데서 커다란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또 하나의 훌륭한 우리식 방사포 무기체계를 만들어 낸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북측이 사진을 공개하자 군사 전문가들도 탄도미사일보다는 KN-09 방사포를 개량한 신형 방사포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벽 김 위원장의 지도 아래 지난 31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는 군 당국의 분석과 다른 내용이라 논란이 일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조종방사포 무기체계에 대한 해설을 들으시며 개발 정형(상황)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하시었다”고 보도했다. 또 김 위원장이 “이 무기의 과녁에 놓이는 일을 자초하는 세력들에게는 오늘 우리의 시험사격 결과가 털어버릴 수 없는 고민거리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에 대해 합동참모본부 측은 오전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한·미 정보당국은 새로운 형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전날 강원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된 이들 발사체에 대해 발사 3시간 30여분 만에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는데, 이 평가를 유지한다는 뜻이었다. 군은 이 발사체들이 초기 속도와 포물선 궤적 측면 등에서 KN-23과 굉장히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핑 당시는 북한이 발사체 모습을 공개하기 전이었다.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한·미 군과 정보당국이 방사포를 탄도미사일로 오인한 셈이어서 정보 수집 및 판단 능력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합참은 북한의 발사 장면 공개 이후에도 “현재까지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추가적으로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