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테러 지도자’ 함자 빈 라덴 숨진 듯… 오사마 빈 라덴 아들

입력 2019-08-01 16:25

알카에다 창립자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이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차세대 지도자로 지목돼온 함자 빈 라덴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 정부가 모종의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보당국은 함자가 사망했다는 내용의 첩보를 최근 입수했다고 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가 함자의 사망에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다만 함자가 언제, 어떻게 사망했는지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함자 사망설과 관련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함자의 사망 시점은 2017년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2년 이내라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함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미 국무부가 지난 2월 함자의 행방과 관련된 정보에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기 전에 이미 그가 숨졌다고 전했다. 미군과 정보 당국은 그때까지도 함자의 사망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미국 정보 당국은 최근 무장세력 내부의 통신 감청을 통해 함자의 사망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자는 1989년생으로 추정된다. 아버지 빈 라덴이 1996년 아프가니스탄으로 옮겨갔을 당시 알카에다 선전 영상에 등장하기도 했다. 2011년 빈 라덴이 파키스탄 은신처에서 네이비실 특수부대원에게 사살되던 당시 함자는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신처에서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빈 라덴은 함자를 파키스탄으로 데려와 후계자로 키울 계획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함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몰락하면서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함자는 아버지가 세운 알카에다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았으며 평조직원들도 그를 호의적으로 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자는 9·11 테러 당시 뉴욕 세계무역센터(WTC)를 공격한 테러범 모하메드 아타의 딸과 결혼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