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째 감감무소식’ 조은누리 어디에… 실종 시나리오 3

입력 2019-08-01 16:03 수정 2019-08-01 16:13

충북 청주에서 지난 23일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의 행방이 열흘째 묘연하다. 당초 범죄 가능성을 일축하던 경찰은 현재까지 조양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손수호 변호사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양 실종과 관련해 벌어질 수 있는 3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손 변호사는 “지금 상황에서 조양이 어디 있는지 특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첫 번째 가능성은 가출”이라고 전했다. 그는 “‘무슨 한가한 소리냐’라고 비난할 수 있겠지만 가출도 여러 가능성 중 하나”라며 “(조양은) 발달 장애가 있지만 중학교 2학년이다. 경증이나 중증 가리지 않고 알츠하이머병 앓고 있는 노인 가출 사례도 많다. 실제로 실종 신고 사건의 상당수가 나중에 가출로 밝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조양이 가출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양의 부모도 가출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하는 상황이다. 손 변호사 역시 “당시 정황을 보면 조양이 등산로에 벌레가 많다며 먼저 산에서 내려가겠다고 말을 한 다음에 그대로 산을 벗어나서 가출할 동기가 없다”며 “가출의 전조도 없었고 치밀하게 거짓말을 한 다음 몰래 가출을 할 정황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단순 실종이다. 길을 잃어 헤매거나 발을 헛디뎌 실족한 상태일 수 있다는 의미다. 손 변호사는 “길을 잃었거나 다쳐서 여전히 산 속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양이 평소에 한 가지에 오래 몰두해 잘 벗어나지 않는 성향이 있다. 산을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더 실려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근 저수지까지 다 수색했으나 조양은 발견되지 않았다. 손 변호사는 “정상적인 경우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지만 (조양의 경우에는) 돌발 사태가 발생해서 순간적으로 등산로 밖으로 벗어나 달릴 수 있는 상태”라며 “조양이 내려간 등산로에서 약간만 벗어나면 울창한 숲과 계곡이 있다. 어떤 일이 벌어져서 그쪽까지 가버리면 원래 장소로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 외부에서 발견하기 힘든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산속에 있다고 가정한다면, 일단 여름이기 때문에 겨울보다는 체온 유지에 유리하다. 식수도 구하기 쉬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심각하게 다친 상황이거나 심한 질병에 걸렸거나 또는 어떤 시설물 또는 장치에 걸리거나 구덩이에 빠져서 거동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라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경우 혼자 산 속에서 버티는 건 육체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라며 “보통 실종 직후 2~3시간이 지나 골든타임 놓치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12시간 지나면 못 찾을 확률이 약 60%, 일주일 후에는 약 90%로 올라간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다. 실종 신고 후에 48시간 지나면 장기 실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범죄다. 손 변호사는 “누군가 조양을 공격한 후 산에 홀로 남겨뒀거나 아니면 어딘가에 은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납치해 데려갔을 가능성도 있다”며 “경찰이 수십 명의 형사를 동원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여성 청소년과가 담당하다가 형사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조양이 범죄에 연루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단서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CCTV 영상 분석과 인근 우범자 탐문 수색도 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손 변호사는 “수색 작업을 진행해도 끝내 조양을 찾지 못한다면 범죄를 당한 것 아니냐는 의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조양은 지난달 23일 오전 가족과 함께 청주 무심천으로 놀러갔다 실종됐다. 조양은 가족, 지인 10여 명과 함께 등산로를 따라 무심천 발원지 쪽으로 500m가량 산을 올라가던 중 “벌레가 너무 많다”며 산을 내려갔다.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 조양은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다. 말이 느린 편이긴 하지만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