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했지만… 열리지 않는 ‘조국 교수 연구실’

입력 2019-08-01 15:27 수정 2019-08-01 17:16
굳게 문이 닫힌 서울 관악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연구실 입구. 오른쪽에서 세번째 문이 조 전 민정수석의 연구실.

“어디 오겠어요? 바보도 아니고 다시 가겠지.”

1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법과대학 내 교수연구실 앞에서 만난 한 교수는 ‘오늘 조국(54)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목격했냐’는 질문에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교직원이나 대학원생으로 추정되는 이들도 조 전 수석 관련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시선을 피했다.

조 전 수석이 이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정식으로 복귀했지만 연구실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건물 5층에 있는 그의 연구실에는 아무도 드나들지 않았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관계자는 “조 전 수석이 정상적으로 학교에 복직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날 오후쯤 조 전 수석이 서류를 보내와 오늘 정상적으로 행정절차가 끝났다”며 “복직 논의는 민정수석 임기 종료 전후로 법학전문대학원 고위 관계자들과 시작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이 당장 학교에 출근해야 하는 의무는 없다. 다른 서울대 관계자는 “복직한 뒤 수업 일정 등이 있는 것이 아니면 의무적으로 출근해야 하는 규정은 없다”면서 “청와대 근무가 끝나고 6일 뒤 복직 의사와 서류를 제출했으므로 문제 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조 전 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면 휴직계를 한 번 더 제출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조 전 수석은 ‘폴리페서’ 논란에 대해 자신은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교수의 선출직 진출은 안되지만 임명직은 괜찮다는 논리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앙가주망’(지식인의 사회 참여)은 지식인과 학자의 도덕적 의무”라면서 “민정수석 부임시 휴직도 이번 서울대 복직도 모두 철저히 법률과 학칙에 따른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나를 비방·매도하는 일부 언론은 왜 이하 분들(류우익 이명박정부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휴직할 때는 가만히 있었는지 묻고 싶다”며 역대 정부에서 임명직을 지낸 교수 11명의 이름을 올렸다.

조 전 수석은 또 ‘임명직은 이론과 실무의 교류라는 의미에서 (공직) 진출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는 2008년 자신의 언론 인터뷰를 인용하고 “나는 말을 바꾼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