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 아들 공습으로 사망… “미국이 죽음에 관여”

입력 2019-08-01 15:15
미 중앙정보국(CIA)이 2017년 11월1일 공개한 함자 빈 라덴의 결혼식 모습. AP/뉴시스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 함자 빈 라덴이 사망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함자 빈 라덴이 수년전 사망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두 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협박해온 함자 빈 라덴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습으로 사망했으며 미국 정부가 죽음에 관여했다고도 덧붙였다. 미 관리들은 작전의 민감성을 고려해 미국이 참여한 방식과 공습 실시 지역은 밝히지 않았다.

미 관리들에 따르면 함자 빈 라덴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사이에 사망했다. 이들은 미 국무부가 함자 빈 라덴이 숨은 곳을 찾기 위해 100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기 이전에 이미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가 현상금을 내걸었을 때 미 군부와 정보기관들은 그의 사망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함자 빈 라덴이 알카에다의 리더였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그의 사망 소식은 미국 정부의 상징적인 승리로 인식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알카에다는 실제 지난 수년간 대규모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함자 빈 라덴은 오사마 빈 라덴 사망 후 알카에다를 이끌어왔으며 여러차례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알카에다를 연구해온 알리 수판 전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알카에다가 리더의 사망 소식을 밝히지 않는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수판 전 요원은 2017년 9월 보고서를 통해 “함자는 자신이 아버지가 만든 조직의 리더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슬람국가(IS)가 붕괴 직전에 놓이면서 함자는 지하드 활동을 통합한 적임자로 떠올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함자 빈 라덴은 1989년에 태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9·11 행동대장이었던 모하메드 아타의 딸과 결혼하며 알카에다의 리더가 됐다. 그는 아버지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2015년부터 미국,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을 상대로 성전과 시리아 내전 개입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활동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함자 빈 라덴 사망에 관한 정보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그것에 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