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기 ‘노쇼’ 사태로 비판을 받는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눈치 없는 SNS 활동으로 공분을 산 데 이어 한국인들의 댓글을 삭제한 정황이 포착됐다.
호날두는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있었던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 출전하기로 돼 있었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인 호날두가 45분 이상 뛰는 옵션이 계약서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호날두 붐’이 일었다. 최고 40만원짜리 프리미엄 존을 포함한 입장권 6만5000장은 티켓 오픈 2시간30분 만에 매진됐다.
그러나 호날두는 이날 경기에서 단 1분도 출전하지 않았다. 주최 측과 한국 축구연맹 관계자가 항의했으나 호날두 측은 명확한 이유 없이 “뛰지 않겠다”는 입장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앞서 유벤투스 선수단의 지각으로 킥오프마저 57분이나 지연돼 한국 축구 팬들은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무성의한 태도에 약속조차 지키지 않은 호날두를 향한 국내 팬들의 분노는 거세졌다. 경기장을 찾았던 관중들 사이에서는 티켓 비용 환불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까지 시작됐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건 호날두였다. 컨디션 유지, 근육 피로 등을 이유로 댔던 그는 한국을 떠나자마자 러닝머신에서 뛰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집에 돌아와서 좋다’는 등의 코멘트도 달았다. 이어 행복하게 훈련 중인 모습 등을 연달아 게시해 공분을 샀다.
공식 입장은커녕 진실한 사과조차 없는 호날두의 모습에 한국 팬들은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그를 향한 실망과 분노가 담긴 댓글이 주를 이뤘다. 경기장을 찾기까지 들인 돈과 시간 등 사연을 길게 작성한 팬도 있었다. 또 라이벌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비교하는 글을 달기도 했다. 이에 호날두는 일부 댓글을 지우기 시작했다. 주로 한국어로 작성된 댓글을 지속적으로 삭제 중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