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며 베란다에 매달린 남성을 아랫집에 사는 경찰관이 구조했다.
1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53분경 경기도 동두천시의 한 아파트 7층에 20대 남성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매달렸다 구조됐다. 아래층에 살던 경찰관이 심상찮은 상황을 목격하고 다리를 붙잡아 극적으로 구조에 성공했다.
A씨 아랫집에 거주하는 동두천경찰서 생연파출소 소속 B경사는 한밤 중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윗집 베란다 쪽에서 문이 열리는 듯 하더니 ‘쿵쿵’ 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상한 느낌이 든 B경사는 베란다 쪽으로 나가 위쪽을 쳐다봤다. A씨의 다리가 베란다 아래 쪽으로 내려와있는 것을 발견하고 순간적으로 그의 다리를 붙잡았다.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찰나를 그가 목격한 것이다.
B경사는 “도와주세요”라고 소리쳤고, 이 음성을 들은 아랫집 주민이 B경사의 집으로 올라와 함께 A씨의 다리를 붙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계속해 몸부림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필사적으로 A씨의 몸을 붙잡고 지탱하고 있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7층 베란다 난간에 남성이 매달려 있다는 신고를 받은 구조대원이 출동한 뒤에야 A씨는 진정됐다. 그러자 B경사는 자신의 집안으로 A씨의 몸을 끌어당겨 구조했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B경사는 “큰일을 한 것도 아닌데 이름이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가 상담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관련 센터에 인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