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그 후유증으로 외상후 스트레스와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소방관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중 3명은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을 자주 마시는 음주습관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청(청장 정문호)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과 공동으로 전국 소방공무원 5만2759명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상태 설문조사 1차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자체개발시스템 설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실시되었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우울증, 수면장애 등 15개 분야 208개 항목에 대해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하였고 조사대상자의 98%(5만2759명 중 4만9649명)가 응답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지난해에 없었던 소방공무원 삶의 만족도, 자해시도 등 몇 가지 항목을 추가해 소방공무원의 마음건강 상태를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고 소방청은 설명했다.
소방관들의 4대 주요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빈도분석 결과에 따르면 PTSD가 5.6%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고 수면장애는 25.3%로 전년대비 2.2% 늘었다. 음주습관장애도 29.9%로 전년대비 1.6% 증가했으며, 우울증은 4.6%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그동안 보건안전 지원 사업을 확대 실시하면서 소방관들이 과거와 같이 스트레스를 감추려는 경향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행중인 상세 분석결과가 나오는 대로 스트레스 유형별 원인 파악 및 관리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할 예정이다.
소방청은 현재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을 위해 찾아가는 상담실,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 마음건강 상담 및 검사, 진료비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