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7개월째 0%대 상승…통계청 “디스인플레 국면”

입력 2019-08-01 10:25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통계청은 이런 현상을 두고 ‘디플레이션’(경기 침체+물가하락)이 아닌 ‘디스인플레이션’(만성적 저물가)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56(2015=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하락했다.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0.8%를 기록한 이래 7개월 연속 1%를 밑돌고 있다. 이는 2015년 2∼11월(10개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1∼7월 누계로는 0.6% 상승했다. 2015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최근 상황에 대해 “저물가가 지속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생각된다”며 “총체적 수요 감소에 따라 물가가 하락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기후변화와 석유류 (유류세) 인하 등 외부요인, 집세와 공공서비스도 정책적인 측면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품목 성질별로는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0.3% 하락해 전체 물가를 0.02%포인트 끌어내렸다. 특히 지난해보다 기상여건이 나아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6.4% 내렸고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도 각각 2.7%, 0.2% 하락했다. 무 가격이 27.5% 떨어졌고 고구마(15.7%), 마늘(15.3%), 양파(14.6%), 돼지고기(10.8%) 가격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고구마 가격 하락 폭은 2016년 7월(18.3%)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마늘은 2017년 6월(17.1%), 양파는 올해 3월(30.3%)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공업제품은 보합 수준이었다. 석유류 물가는 1년 새 5.9% 하락했다.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냈다. 서비스 물가는 1.0% 상승했다. 전체 물가를 0.56%포인트 올렸다. 집세가 0.2% 하락했고 공공서비스가 0.1% 떨어졌다.

집세 가운데서도 전셋값이 보합 수준을 유지하며, 2006년 1월 0.1% 하락한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세는 0.4% 하락했다.

다만 외식 비용이 1년 전보다 1.8%, 가사도우미 등 외식 외 물가가 1.9% 상승하면서 개인 서비스 물가 역시 1.9% 상승했다. 지출목적별로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가 2.1%, 음식·숙박이 1.7% 각각 상승했다.

통신은 2.6%, 교통은 1.6% 하락했다. 해외단체여행비는 0.9% 내렸으나 일본 보이콧 영향이라기보다는 성수기 일수 감소에 따른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이 과장은 “일본 관련 물가하락 확인은 아직 못했다”며 “샘플 조사라 특정 국가 상품의 가격 하락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6%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가 가능한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9% 상승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 올랐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