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빗물펌프장 수몰, 실종자 2명도 시신으로…3명 사망

입력 2019-08-01 07:56 수정 2019-08-01 10:02
지난 31일 갑작스런 폭우로 작업자들이 고립된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펌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마친 뒤 교대를 위해 크레인을 이용해 사고 현장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배수시설 공사 현장 수몰지에서 실종됐던 2명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소방당국과 양천구청은 1일 오전 5시42분과 47분 배수시설에서 시신 2구를 연달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실종됐던 시공사 직원 안모씨와 미얀마 국적 협력업체 직원 A씨로 확인됐다.

양천 소방서 관계자는 “구조요원 투입지역으로부터 200m 떨어진 지점에서 실종자 2명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의식과 호흡이 없었고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날 쏟아진 폭우로 목동 빗물 배수시설 공사장에서 수몰됐던 현장 점검 작업자 3명이 모두 숨졌다. 협력업체 직원 B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31일 오전 10시26분쯤 가장 먼저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현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7시10분쯤 A씨 등 협력업체 직원 2명은 먼저 일상적인 점검을 위해 수로로 내려갔다. 40여분 뒤 폭우로 현장 상황이 위험해지자 이를 알리기 위해 시공사 직원 안씨가 따라 들어갔다가 이들 셋 모두 변을 당했다. 안씨는 먼저 들어간 A씨와 B씨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 직접 현장에 내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발생한 시설은 지하에 총 길이 3.6㎞, 폭 10m의 터널구조로 이어져 있다. 지상에서 빗물을 모으는 저류조의 수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자동으로 수문이 열려 지하 터널로 빗물을 흘려보내는 구조다. 터널로 물이 들지 않을 때는 사람이 드나들 수 있다. 희생자 3명은 기습폭우 때문에 시설로 유입되는 빗물이 갑자기 늘어나자 미처 탈출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