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이 자문해준 신메뉴”…‘이대 백반집’ 사장의 거짓말

입력 2019-08-01 04:58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했던 ‘이대 백반집’ 사장의 거짓말이 시청자를 분노하게 했다. 방송 다음 날인 1일 오전 이대 백반집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상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백종원은 지난 31일 방송에서 이대 백반집을 긴급 점검했다. MC 김성주는 “들려오는 이야기들이 좋지 않다”며 점검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백반집은 백종원의 솔루션 당시와 달리 달라진 맛, 메뉴 등으로 손님 사이에서 혹평을 받고 있었다.

백종원은 방송에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백반집을 점검해왔다고 한다. ‘암행어사단’을 꾸려 백반집에 정기적으로 방문하게 한 뒤 보고서를 받았다. 그러나 보고서는 몇 달 전, 6차에서 멈춰있었다. 암행어사단 책임자가 “도저히 안 되겠다”며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골목식당팀은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제작진을 백반집에 투입했다. 한 제작진이 신메뉴를 발견하고 백반집 사장에게 “백 대표 솔루션을 받은 거냐”고 묻자, 사장은 “백 대표의 자문을 받아 새롭게 생긴 것”이라고 답했다. 백종원은 “내가 자문을 했다는 거냐. 난 자문을 한 적은 없다”며 황당해 했다.

제작진은 방송 당시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았던 메뉴를 주문했다. 그러나 음식 맛은 방송 때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제작진은 “카레 순두부는 맛이 없고 순두부찌개는 너무 맵다”고 평가했다.

제육볶음도 마찬가지였다. 제작진은 “고기가 오래된 것 같고 맛이 없다”고 했다. 중계 화면으로 제육볶음을 본 백종원도 “미리 볶아 놓은 것을 데운 거 같다. 고기는 볶아두고 채소는 새로 하라고 했는데 이건 한꺼번에 볶은 걸 데운 거 같다. 숨이 너무 죽어있고 국물이 많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순두부찌개가 너무 매워 먹을 수 없다고 말하자 백반집 사장은 “백 대표 음식 많이 안 먹어봤냐. 백 대표 음식이 맛이 다 강하다”면서 “맵고, 짜고, 달고 그렇다. 우리가 연구를 해서 원래 알려준 것보다 훨씬 맛있게 만든 것”이라고 했다. 백종원과 김성주 모두 사장의 발언에 참담한 표정을 보였다.

사장은 거짓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제작진이 순두부찌개와 제육볶음의 맛이 시큼하다고 이야기하자 직접 맛을 본 사장은 “원래 맛이 이렇다”며 “음식을 잘못하면 바로 (백 대표에게) 전화가 온다. 레시피가 바뀌면 손님들이 먼저 안다. 그래서 시키는 대로 안 하냐고 백 대표한테서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 말미에 공개된 다음화 예고편에는 백종원이 백반집 사장 부부와 대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백종원은 “나름대로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거다”라며 울먹여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