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전선 꾸린 워런·샌더스… ‘너무 급진적’ 비판에 “용기 가져야”

입력 2019-07-31 18:20

국 민주당 대선 주자 후보군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뜻밖의 ‘연합전선’을 꾸렸다. 대선 경선 2차 TV 토론회에서 진보 성향에 속하는 두 사람을 겨냥해 다른 후보들이 중도 노선을 내세워 맹공을 퍼부으면서다. 의료보험과 이민 등 두 후보가 취한 급진적인 입장을 두고 ‘동화(Fairy Tale)’ 같은 거짓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2차 TV토론이 열렸다. 이날 토론에는 워런 의원과 샌더스 의원, 스티브 블록 몬태나 주지사, 존 델레이니 전 하원의원, 존 히켄루퍼 전 콜로라도 주지사 등 총 10명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은 나머지 후보 8명이 선두권인 워런 의원과 샌더스 의원을 집중 공격하는 구도로 진행됐다. 민주당이 진보적 이념을 지나치게 받아들일 경우 도리어 역효과를 일으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패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이어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워런 의원과 샌더스 의원은 이날 직접 충돌은 벌이지 않았다.

히켄루퍼 전 주지사는 사회주의적 성격이 있는 샌더스 의원의 공약이 지나치게 극단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택배로 대선 승리를 헌납하는 꼴”이라고 비꼬았다. 덜레이니 전 의원은 “동화 같은 경제가 아닌, 실현 가능한 것들”을 제시해야 이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후보들은 워런 의원과 샌더스 의원이 지지하는 ‘모두를 위한 의료보험(Medicare for all)’에 우려를 표시했다.

반면 워런 의원과 샌더스 의원은 자신들의 과감한 정책 접근법이 민주당에게 승리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맞받았다. 8명 후보들이 중도적 입장을 취하는 것은 자신감과 정치적 용기를 결여한 탓이라고 반격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은 공립대학 무상교육과 학자금 대출 탕감을 통해 수백만의 젊은이를 전례 없던 방식으로 정치적 절차에 참여토록 유도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활력과 흥이 넘치고 통찰을 제시하는 대선 캠페인을 벌이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런 의원은 “이건 해서는 안 되고 저거에는 맞서 싸우면 안 된다는 말만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신념이 없고 겁이 많아 아무 것도 못하는 사람을 대선 후보로 지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