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MAGA’, 서비스의 힘

입력 2019-07-31 16:24

‘MAGA’의 위력은 2분기에도 여전했다. MAGA는 미국 주요 IT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애플(Apple), 구글(Google)의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Amazon)의 앞글자를 딴 신조어다. 삼성전자 등 전 세계 주요 IT 기업들이 2분기 실적에 어려움을 겪은 반면 MAGA는 미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 등 악재에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이들은 서비스 중시의 사업을 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

특히 애플의 변신을 눈여겨볼 만하다. 유일하게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애플은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애플은 2분기 매출 538억 달러(약 63조6000억원)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아이폰 판매 매출은 줄었지만, 서비스 매출이 114억5500만 달러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실적을 끌어 올렸다. 애플의 무게 중심이 하드웨어인 아이폰에서 앱스토어, 애플뮤직, 애플TV 등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음이 실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외에도 맥,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아이폰 매출은 259억8600만 달러로 전체 매출에서 48.3%를 차지했다. 아이폰 매출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건 2012년 이후 처음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2분기 매출 389억4000만 달러, 당기 순이익 99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당기 순이익은 1년 전 32억 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 매출의 80% 이상은 여러 플랫폼에서 벌어들인 광고 수익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 성장으로 2분기 매출 337억2000만 달러, 순이익 131억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 순이익은 49% 늘었다. 알파벳과 MS의 실적은 모두 시장 기대치를 넘은 수치다. 아마존은 매출 634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20% 성장했지만, 투자비용이 늘어나면서 순이익은 26억 달러에 그쳤다.

중국 화웨이도 미국의 강력한 압박에도 선전했다.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4013억 위안(약 68조8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성장했다. 순이익률은 8.7%였다. 량화 화웨이 이사회 의장은 “5월 이전까지 화웨이의 매출은 비교적 빠른 성장 추세를 보였으며, 미국 제재 이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화웨이는 미래에 대한 자신감으로 올해에만 R&D에 1200억 위안을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