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여성의 신체를 본 따 만든 남성용 성인용품인 ‘리얼돌’ 수입을 허가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수입을 다시 금지해달라는 국민청원이 31일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은 이날 오전 8시경 20만 동의를 넘었다. 오후 2시 30분 기준 21만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그대로 떠 만든 마네킹과 비슷한 성인기구”라며 “머리 스타일뿐만 아니라 점의 위치, 심지어 원하는 얼굴로 커스텀제작도 할 수 있다고 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한국에선 실제로 연예인이나 지인의 얼굴과 음란사진을 합성해 인터넷에 게시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리얼돌도 안 그러리란 보장은 없다. 본인도 모르게 본인의 얼굴이 리얼돌이 된다면 정신적 충격은 누가 책임져 주나”라고 썼다.
그러면서 “움직임 없는 리얼돌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은 살아있는 여성에게 성범죄를 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로 자극적인 성인동영상을 보고 거기에 만족 못하고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리얼돌이 남성의 모습을 본뜬 것이 주였으면 남자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게 아니다’라고 생각할지 궁금하다”며 “여성의 얼굴과 신체를 (본떠) 했지만 아무 움직임이 없어 성적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실제 여성들을 같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겠나”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는다면 청원종료일로부터 한 달 이내에 관련 답변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청원은 8월 7일이 종료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