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자체 핵무장 어려워…美 핵잠수함 상시 배치가 대안”

입력 2019-07-31 10:35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미국 핵잠수함의 한반도 인근 상시 배치를 주장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한국형 핵무장론’이 제기되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그 대안 성격으로 제안한 것이다.

윤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쉽지 않다”며 “일단 우리 스스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훼손하기 때문에 상상할 수 없는 외교적, 경제적 고립이 불가피할 것이고 미국이 응해줄 리도 만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안으로 나오는 미국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역시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에 사로잡혀 한동안 북·미 협상을 해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줄 리가 없다”고 내다봤다. 또 “더군다나 문재인정부가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전혀 의지가 없고, 중국과 러시아의 강한 견제가 불가피하며, 국내의 종북좌파 세력도 이를 다 같이 반대하고 일어날 것이다. 사드 배치 때보다 더하게 극렬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정박해 있는 미 핵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 연합뉴스

윤 의원은 “그래서 저는 한반도 인근 영해 바깥 수역에 미국의 토마호크 등 핵미사일이 탑재된 잠수함을 상시적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국과 핵공유 협정을 맺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토마호크 핵미사일을 탑재한 미국의 잠수함이 영해 밖에 있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을 퇴색시키지 않을 수 있고, 문재인정부와 종북좌파 세력들도 반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중요한 것은 미국의 의지”라면서 “미국이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도록 우리가 맡은바 자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앞서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난 25일 미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6900t급)가 부산항에 입항한 바 있다. 길이 110m 크기인 이 핵잠수함에는 사거리 3100㎞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130㎞의 하푼 대함미사일 등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