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개방 공식화…’ 文대통령 “국민과 함께 지내야한다는 생각”

입력 2019-07-30 17:09 수정 2019-07-30 17:35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국민과 함께 산책로에 진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 별장과 군 휴양시설이 있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했다. 2019.7.30 scoop@yna.co.kr/2019-07-30 16:16:28/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경남 거제시의 섬 저도를 방문해 “저도를 국민에 돌려드리겠다는 지난 대선 때의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도에서 국민 100여명과 섬을 탐방하는 행사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그동안 대통령 휴양지로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한 저도를 올해 9월부터 시범개방하는 것을 공식화하는 행사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공약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특히 문 대통령은 행사 모두발언에서 “저도는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큰 곳”이라며 “저도 일대 바다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께서 첫 번째 승리를 거둔 옥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도 전라남도청을 방문해 “전남의 주민들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 이후 한일 갈등이 첨예해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연일 이순신 장군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저도에는 일본강점기 때에는 일본군의 군사시설이 있었고, 6·25 전쟁 기간에는 유엔 군사시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휴전 후 한국 해군이 인수한 후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별장지로 사용됐고, 박정희 전 대통령 때는 정식으로 ‘청해대’라는 이름을 붙여 공식으로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을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대통령 별장에서 해제된 후에도 역대 대통령이 때때로 휴양지로 사용하고 군사시설도 있어 일반인 출입은 금지해 왔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는 모습이 담긴 '저도의 추억' (이라는 사진을) 다들 보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국민과 함께 산책하기에 앞서 다둥이 가족 방하은 양으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 별장과 군 휴양시설이 있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했다. 2019.7.30 scoop@yna.co.kr/2019-07-30 16:16:04/

문 대통령은 “저 역시 여름휴가를 여기서 보낸 적이 있다. 정말 아름답고 특별한 곳”이라며 “이런 곳에서 대통령 혼자 지낼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시범개방을 해나가다가 준비가 갖춰지면 본격적으로 전면 개방을 할 생각”이라며 “대통령 별장이 어떤 곳인지, 대통령들이 휴가를 보내는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할 국민들이 많을 텐데 거제시와 경남도가 남해안 관광 중심지로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석자들을 향해서도 “(저도의) 원주민이었던 윤연순 할머니와 가족들이 함께해줘 뜻깊다. 옛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대통령 휴양지라는 이유로 출입이 금지됐던 곳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행사의 주인공이 됐다”며 “둘레길을 걸어 저도를 한 바퀴 돌 텐데, 대통령과 함께 저도를 돌아보는 추억을 만드시게 됐다. 축하드린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