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세 청소년의 코딩실력을 겨루는 ‘제4회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가 다음달 7일 예선전을 시작으로 두 달간 진행된다. 넥슨은 대회가 열리기 전 코딩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는 IT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넥슨은 3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지털플라자 알림 1관에서 ‘프로그래머, 다양한 분야에서 세상을 바꾸다’를 주제로 NYPC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첫 번째 강연에 나선 교육 애플리케이션 제작 업체 에누마의 김형진 게임 디자이너는 ‘게이미피케이션, 교육과 게임의 혁신을 이야기하다’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게임은 본질적으로 학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제가 오랜 시간 업계에서 일하면서 게임이 학습을 위한 최고의 도구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게임과 교육의 접점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김 디자이너는 ‘울티마 온라인’ 개발자로 유명한 라프 코스터의 말을 빌려 “인간은 필요한 지식을 위해 학습을 하며 즐거워하도록 진화했다. 그리고 그 뇌의 메커니즘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게 게임이라는 거다. 다른 매체가 주지 못하는, 게임만이 줄 수 있는 재미의 근간에는 학습의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란 게임에 내재돼 있는 요소를 교육, 산업, 매스미디어 등 다른 분야에 접목해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김 디자이너는 단순히 게임의 형식만 접목해서는 게이미피케이션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무언가를 열심히 하면 보상을 얻는 단순한 방식이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잘못된 거다. 실제로 게임의 근간이 되는 규칙과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활용했을 때 재미와 즐거움이 오고, 이후 학습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디자이너는 게임 메커니즘을 학습 동기와 묶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탄자니아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구현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다양한 문화적 상황 같은 것들을 많이 고려했다”면서 “여러 과정을 거쳐 아이들이 제가 만든 프로그램을 플레이하면서 수학이나 언어 개념을 익히게 됐다. ‘내가 만든 물건이 도움이 되고 있구나’라는 실감이 왔다”고 전했다.
김 디자이너는 강연을 듣는 개발자 꿈나무들에게 “게임을 잘 만들려면 흔한 말로 ‘국영수’를 잘해야 한다. 일단 자신의 언어로 이해하고, 자신의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프로그래밍의 기본은 수학이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게임 산업의 선진국은 미국이다. 영어를 안 배우면 동향의 1/10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중에 나온 게임 교육 프로그램의 발전이 더디지 않느냐는 질의에 그는 “교육 분야는 굉장히 보수적이다. 이 영향이 크다고 본다”면서도 “최근 경향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여기에 계신 분들이 교육 관련 게임을 만드실 정도면 좋은 아이디어로 혁신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가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세계는 컴퓨터로 점점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다. 저는 앞으로도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제가 느꼈던 뿌듯함을 여러분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후에는 오상훈 럭스로보 대표, 김동건 넥슨 데브캣스튜디오 프로듀서,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등이 강연을 진행했다. 행사 전 인사말에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코딩에는 완벽한 정답이 없지만, 문제를 해결해가는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과정이 있다. 코딩이 우리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시작한 게 NYPC”라고 소개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