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내셔널스의 맥스 슈어저(35)는 지난달 ‘내셔널리그(NL)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하며 아시아인 최초 사이영상을 노리는 LA 다저스 류현진(32)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됐다. 그러나 부상이 슈어저의 발목을 잡으며 다시 류현진이 사이영상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형국이다.
메이저리그(MLB) 공식사이트 MLB닷컴은 30일(한국시간) “슈어저가 등 근육 통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고 전했다.
시즌 첫 다섯 번의 등판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45에 그쳤던 슈어저는 지난달 6경기에 나서 6승 평균자책점 1.00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성적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20일에는 훈련 중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고도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슈어저의 대두로 류현진의 독주 체제로 보였던 NL 사이영상 경쟁은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슈어저가 연이어 부상을 입으며 기세가 꺾였다. 슈어저는 지난 14일 IL에 오른 뒤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복귀해 5이닝 3실점을 기록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투구 내용을 보였다. 여기에 4일 만에 다시 IL에 등재되며 이달에만 두 번째 IL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결장이 잦아지면서 슈어저는 성적을 쌓아올리지 못했다. 탈삼진은 슈어저(189개)가 류현진(116개)을 여전히 압도하지만 그의 또 다른 강점으로 지목되던 이닝수는 류현진(129⅔이닝)이 다음 등판에서 5이닝만 던져도 슈어저(134⅓이닝)를 앞지르게 됐다. 승수와 평균자책점은 원래부터 류현진(11승 1.74)이 슈어저(9승 2.41)를 앞섰던 분야다. 슈어저가 류현진보다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이 높다던 워싱턴 유력지 워싱턴포스트마저도 27일 “류현진의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IL 등재일이 27일부터 소급 적용돼 슈어저는 다음달 6일부터 MLB 경기에 나설 수 있지만 워싱턴은 그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류현진이 다음달 1일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전에서 호투할 경우 그는 명실상부한 사이영상 0순위 후보가 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지난달 29일 쿠어스필드에서 시즌 최악의 피칭(4이닝 7실점)을 한 바 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