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김동철 목사 “한미 스파이로 활동…CIA에 정보 넘겨”

입력 2019-07-30 07:33
NK뉴스 캡처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5월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가 자신이 한미 양국을 위한 스파이였다며 “‘중요한 정보를 입수’해 CIA(미 중앙정보국)에 넘겨줬다”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 전문 인터넷매체 NK뉴스는 이달 서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 목사가 이같이 밝혔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 목사는 2015년 10월 북한 함경북도 나선에서 간첩, 체제전복 혐의로 체포돼 2016년 4월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김 목사가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조선 정보 모략꾼들의 지령을 받고 공화국의 당, 국가, 군사 비밀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그들에게 넘겨주는 간첩 행위를 감행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년 반 가까이 북한에 억류됐던 김 목사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5월 CIA 국장 출신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한국계 미국인인 김상덕씨, 김학송씨와 함께 풀려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0일 오전(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돼 미국에 도착한 김동철 목사와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김 목사는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이익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CIA와도 협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카메라가 장착된 시계로 (정보 관련) 장면들을 촬영했다”면서 “전자파 도청 장비들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으로부터 북한에서 ‘안테나’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도 받았다고 한다.

김 목사는 “하룻밤 사이에 반역자가 돼 강제 노동 수용소에 갇혔다. 바닥으로 추락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군사 및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CIA는 위성사진을 통해 나진항에서 의심스러운 선박을 감지하던 중 나에게 초근접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고, 그 선박이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 파악해냈다”면서 “나는 (체포되기) 바로 전에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김 목사의 주장에 대해 미 국무부, CIA, 한국 국가정보원은 응답하지 않았다고 NK뉴스는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