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외교위원장 “트럼프, 한·일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입력 2019-07-30 07:25 수정 2019-07-30 09:39
미국 민주당 소속의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은 미국 정부가 한·일 갈등 중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엥겔 위원장을 포함한 미 의회의 요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여부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 민주당 소속의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 AP뉴시스


엥겔 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한·일 중 어느 한쪽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한·일 갈등의 중재자로 역할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엥겔 위원장은 이어 “한·일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미국) 이익에도 부합한다”면서 “한·일 양국이 서로 싸우는 것은 우리에게나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엥겔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 역할에 나서는 것을 원치 않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엥겔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전했다고 VOA는 보도했다. 엥겔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접촉하기 위해 계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거론하면서 “그가 한국과도 좀 더 접촉하기를 희망한다”고 꼬집었다.

엥겔 위원장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그것(만남)에서 얻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시간에 우리가 신뢰하고, 우리를 신뢰하는 전통적인 우방국과 함께 일하는 것이 더 유익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대화에 치중하는 대신 한·일과 더 많은 소통을 하라는 지적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한·일 갈등과 관련해 “한·일 정상이 모두 나의 관여를 원하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 이후 한·일 갈등과 관련해선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한·일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악화되는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재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미 의회 내 목소리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이 백색국가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할지 여부 등 여전히 지뢰는 산적하다. 한·일 갈등이 더욱 폭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