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할까…일본의 높은 관심

입력 2019-07-30 06:00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시스

일본에서 2020 도쿄올림픽을 1년 앞두고 북한의 참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지통신은 28일 북한이 2020 도쿄올림픽 참가 의향을 밝히긴 했지만 북·일간 이슈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참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지난 1964 도쿄올림픽 당시 북한이 140여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지만 일부 선수의 참여가 금지된 것에 반발해 개회식 이틀전에 보이콧을 표명했었다고 전했다.

1964 도쿄올림픽 당시 북한이 보이콧을 선택한 것은 인도네시아에서 63년 개최된 신흥국 경기 대회(GANEFO) 참가 선수에 대해 올림픽조직위원회(IOC)가 올림픽 참가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당시 가네포는 경기 헌장에 ‘정치와 스포츠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고 명시했는데, 이는 IOC의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한다’는 정책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간주됐다. 이에 IOC는 가네포에 출전했던 선수들은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고 결정한 바 있다.

IOC의 조치로 당시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가진 북한 여자육상 선수들이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이들 가운데는 400m와 8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웠으며 도쿄올림픽 금메달 후보였던 신금단도 포함됐다. 당시 일본은 참가국 및 참가선수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국제 경기단체 측과 계속 협상했지만 IOC의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북한은 모든 선수의 불참을 결정했으며 개회식 당일 북한 선수들은 니가타에서 북한행 배를 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근 조건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지고 싶다는 뜻을 밝혀 왔다. 일본 정부는 2020 도쿄올림픽이 북·일 정상회담을 실현시킬 기회의 하나라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내년 도쿄올림픽에 맞춰서 김정은 위원장이 일본을 방문하면 가장 좋겠다”며 지지통신에 기대감을 표명했다.

북한의 2020 도쿄올림픽 참가 문제와 관련해 2007~2009년 북·일 국교 정상화 교섭 담당 대사였던 미네 요시키 전 대사는 지난 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20 도쿄올림픽에 남북한이 단일팀을 파견하려는 것에 일본이 협력해야 한다. 그리고 일본과 남북한이 3자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네 전 대사의 발언은 ‘안보와 경제’를 테마로 국제 정세에 식견을 가진 3명의 원로 전문가 인터뷰에 포함됐다. 지한파로 잘 알려진 미네 전 대사는 아베 총리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 보면 아베 총리는 안보법제나 헌법개정 등의 정책을 실현하는 데 있어 북한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수출규제 조치를 철폐하라고 제언했다.

한편 남북한은 지난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이후 체육분과회담을 열어 2020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개회식 공동입장 등에 합의했다. 그리고 지난 2월 IOC와 여자농구, 여자하키, 유도, 조정 등 4개 종목에서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그동안 북한의 호응이 없었던 상황에서 일부 종목의 예선이 임박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다만 북한 원길우 체육성 부상은 지난 5월말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팀 구성은 겨레의 마음이고, 올림픽 이념이기도 하다”고 밝혀 남북한 단일팀 구성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