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1등 제품 수출기업, 슈퍼애국자이자 국가대표”

입력 2019-07-29 19:17 수정 2019-07-29 19:47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양정철 원장이 29일 삼성의 싱크탱크 삼성경제연구소와 ‘경청 간담회’를 가진 뒤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삼성에서 굉장히 구체적이고 건설적인 제안들을 많이 주셨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세계시장에서 1등 제품을 많이 수출하는 기업들이 ‘슈퍼애국자’라 생각한다”며 또 한 번 친(親)기업적 메시지를 내놨다.

양 원장은 이날 민주연구원 연구위원 10여 명,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에 대한 해법을 청취했다. 2시간여의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양 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우리 부품 소재 산업 육성 방안에 대해서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굉장히 구체적으로 좋은 제안들을 많이 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개발(R&D)이나 산학협력을 통한 인재육성 방안, 여러 가지 규제 개혁 방안이라든가 이번 경제적 어려움을 통해서 우리 경제가 조금 더 업그레이드되고 패러다임을 바꿔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정말 꼼꼼하고 정교한 아이디어들을 많이 주셨다”고 덧붙였다.

양 원장은 “주신 제안들은 가지고 가서 당 정책위원회와 잘 상의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들, 지원 방안들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당정이 머리를 맞대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경청 간담회마다 친기업적 발언을 내놓는다는 평가가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반(反)기업 따로 없고 친기업도 아니다”며 “지금처럼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는 재벌과 대기업을 분리해서 봐야 하고, 고용 많이 창출해서 세금 많이 내는 분들이 애국자다”며 “세계무대에서 국가대표처럼 뛰는 기업이 애국자라고 보면 국가대표는 우리가 응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최근의 악화한 경제 상황에 대해 “기업과 정치권이 노력해서 합심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국내 무대에서는 모르겠지만 국제무대에서는 국가대표 기업들을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돕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기업들이 국가대표로서 열심히 세계무대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당이 뒷받침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양 원장은 지난 23일 LG경제연구원을 시작으로 25일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를 방문해 경청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 이후 “고용 창출로 세금을 많이 내는 분들이 애국자” “재벌과 대기업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 등 기존 당의 입장과 결을 달리하는 발언들을 내놔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날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을 향해 ‘슈퍼애국자’라고 칭하며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이어갔다. 다음 달 2일에는 SK경영경제연구소와의 간담회를 갖고 4대 그룹 싱크탱크를 모두 만날 계획이다.

이 같은 양 원장의 행보는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등으로 경제여건이 어려워진 가운데 대기업과의 합동 대응을 통해 경제 활로를 모색하며 ‘일하는 정당’ ‘정책 정당’으로서 민주당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불거질 ‘경제실패론’에 대비해 정책을 강조하며 안정적인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해찬 대표도 경제부처 장관과 회동을 갖고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하는 등 많은 행보가 경제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겸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내외적 환경 변화로 대기업들에도 어려움이 생겼다”며 “이런 부분들을 살펴보고, 정부와 호흡을 맞춰가면서 지원해나갈 필요성이 생긴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경제가 망가졌다,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경제에 대해 불만과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많지만, 이번 정부가 취해왔던 정책들이 경제를 나쁘게 만들었다고 (여론이) 일방적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