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中 영화제 돌연 상영 취소… 검열로 추정

입력 2019-07-29 17:36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중국의 한 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돌연 취소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 28일 중국 서북부 칭하이(靑海) 성의 성도 시닝시에서 열린 시닝퍼스트청년영화제의 폐막식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영화 상영은 ‘기술적 이유’ 때문에 하루 전날 취소됐다.

영화 취소 소식에 글로벌타임스는 “검열 과정에서 빈부 격차를 드러낸 영화 내용이 문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기술적 이유라는 사유는 중국 관리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전쟁영화 ‘800’도 지난달 제22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 이유로 일정이 취소됐다. 이 영화는 1930년대 항일전쟁 때 국민당 군인들의 활약상을 그렸으며 중국 내에서 아직 개봉 일정도 잡히지 못한 상황이다.

중국의 1966~1976년 문화대혁명 시기 혼란을 배경으로 한 거장 장이머우(張藝謀)의 영화 ‘1초’ 역시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었지만 역시 기술적 문제를 들어 막판에 취소됐다.

기생충은 이미 다른 경로로 작품을 접한 중국의 영화 팬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기생충은 중국의 영화 리뷰 사이트 ‘더우반’에서 9.2점을 받았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