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노쇼’ 불똥… 이혜성 아나운서, 부폰 인터뷰 사과

입력 2019-07-29 11:39
유벤투스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이혜성 KBS 아나운서. 국민일보 DB, 이혜성 인스타그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의 ‘노쇼’ 사태가 방송가로 불똥을 튀고 있다. 유벤투스 감독·선수의 발언을 통역한 아나운서와 방송인이 여론의 포화를 맞았다. 유벤투스 방한 경기에서 촉발된 한국 축구팬의 분노가 장외로 번지고 있다.

이혜성 KBS 아나운서는 29일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유벤투스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과의 ‘영어 인터뷰’ 논란을 사과했다. 그는 “유벤투스 경기 말미에 미숙한 인터뷰를 진행해 시청자 여러분에게 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경기가 지연되고 여러 돌발 상황이 발생해 당초 계획에 없던 부폰과 인터뷰하게 됐다. 시간이 빠듯해 영어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부폰 선수에게 양해를 구했지만, 정작 시청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 아나운서는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친선경기를 3대 3 무승부로 끝낸 유벤투스 선수 중 이탈리아의 41세 베테랑 골키퍼 부폰과 인터뷰했다. KBS는 이 경기의 중계방송사였다. 이 아나운서는 부폰에게 영어로 질문했고, 부폰은 이탈리아어로 답했다. 그 옆의 통역사는 부폰의 대답을 한국어로 통역했다.

시청자들은 SNS에서 “통역사를 통해 한국어로 질문하고 이탈리아어로 대답을 들으면 되는데, 한국어로 설명하지 않고 영어로만 질문해 인터뷰의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벤투스가 지각으로 킥오프를 57분이나 지연한 상황에서 시간에 쫓겨 통역 과정을 줄이려 했던 이 아나운서의 선택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었다. 당시 경기는 밤 10시43분이 돼서야 끝났다.

한국 방송가에서 활동하는 이탈리아인 알베르토 몬디는 다소 도발적으로 들릴 수 있는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의 발언을 생략해 논란에 휩싸였다. 사리 감독은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를 끝낸 뒤 기자회견에서 호날두의 결장에 대한 질문에 “근육에 피로가 쌓여 결장했다”고 설명한 뒤 “호날두가 뛰는 걸 보고 싶으면 이탈리아로 오라. 항공료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탈리아 언론 ‘엘 비앙코네로’의 지난 27일(현지시간)자 보도로 국내에 전해졌다. 알베르토는 사리 감독의 기자회견에서 생략한 발언에 대해 조롱보다 공손한 어조를 사용한 사과였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