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고혈압 등이 동반된 ‘병적 비만’ 치료를 위해 이른바 ‘비만수술’을 받으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23%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관련 학회가 마련한 심혈관질환 위험예측 모델을 적용해 얻은 첫 효과 입증 연구다.
비만수술은 올해 1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크게 덜어졌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김상현 고도비만수술센터장은 2009년 10월~2017년 7월 위소매절제술과 위우회술을 받은 40~70세 1034명 중 예측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67명의 환자를 분석했다.
10년 후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확률을 통계적으로 분석했고 미국의 2가지 예측모델인 FRS(Framingham General Cardiovascular Risk Score), PCE(Pooled Cohort Equation) 그리고 대한심장학회가 디자인한 심혈관계질환 위험예측 모델 KRPM(Korean Risk Prediction Model)을 적용했다.
상대위험감소 수치 RRR(Relative Risk Reduction)는 미국의 예측모델 FRS, PCE로 분석하면 각각 40%와 48%를 보였다. 한국 모델로 분석하면 23%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심혈관계질환의 위험도의 경우 FRS는 10.28%에서 6.28%, PCE는 5.22%에서 2.69%로 낮아졌고 한국 모델인 KRPM으로 분석하면 4.46%에서 3.44%로 낮아졌다.
연구팀은 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 등 두 가지 비만수술이 서로 큰 차이 없이 유의하게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 확률을 낮춰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상현 센터장은 29일 “그동안 미국의 예측모델을 적용해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 확률을 평가하다보니 아시아인의 실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가 비만환자의 심혈관 질환 위험 발생률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지 6월호에 실렸다.
한편 비만수술은 올해 1월부터 18세 이상 시술 환자에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1000만원 가까웠던 수술 비용은 200만~250만원선으로 확 줄었다.
18세 미만 청소년은 뼈 성장이 끝났다는 게 X선검사 등으로 확인돼야 수술과 보험이 가능하다.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 35 이상 초고도비만은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다. BMI 30~35 사이라면 비만 관련 합병증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간질환, 심장혈관질환, 관절질환, 수면무호흡증, 천식, 가뇌종양 중 1개라도 갖고 있어야 된다. 환자 본인부담률은 20%다.
BMI가 27.5 이상, 30 미만이라면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이 있을 경우에 한정해 보험이 적용된다. 다만 이 경우 선별급여로 환자가 80%를 부담해야 한다.
BMI 27.5 미만인 경우는 건보 대상이 아니다.
비만수술 중 국내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는 게 위소매절제술과 위우회술이다. 위소매절제술은 음식을 먹었을 때 잘 늘어나는 위 부위인 대만곡과 상단부를 잘라내 식사량을 제한하는 수술이다.
위우회술은 위를 식도 부근에서 작게 남기고 잘라 나머지 위와 분리한 후 소장과 바로 연결하는 방법이다. 섭취 제한과 흡수 억제 효과를 함께 볼 수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