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기소)의 현 남편 홍모(37)씨가 아들 의문사에 대한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홍씨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글을 올려 고유정을 향한 의심과 청주경찰에 대한 불신을 호소했다.
홍씨는 28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사건 관련 청주상당경찰서의 부실, 불법 수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그리고 이에 관한 민갑룡 경찰청장님의 답변을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홍씨는 그동안 언론을 통해 주장한 경찰의 부실수사 정황들을 거듭 강조하며 민갑룡 경찰청장의 답변을 요청했다. 그는 “이 사건에 관련된 모든 수사관들이 수사 과정에서 잘못했거나 은폐한 것이 없는지 부실·불법 수사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있는 자들에 대한 엄중 처벌을 바란다”고 썼다.
이어 “저는 경찰에 대한 신뢰는 커녕 너무나도 억울하고 참담한 심정 뿐”이라며 “자신들의 잘못을 면피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혐의로 저를 두번, 세번, 열번도 더 죽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사건이 해결된다 한들 아이는 제 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사건의 실체는 영원히 미제로 남을 수 있다”면서도 “제 소망은 그저 마음 편히 슬퍼하고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고 싶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그는 ‘고유정 사건. 현남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제 이야기를 스스로 남기고 싶어 이렇게 글을 남긴다”며 “제가 겪은 일들을 주변 분들이나 언론에 이야기 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누구나 처음에는 제 말을 반신반의 한다는 것이다. 저 역시 제게 일어난 현실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경찰의 부실수사는 말할 필요도 없고 말도 안 되는 저의 과실치사를 근거 없이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들의 생전 사진 3장을 공개하며 “사망당시 사진을 공개한 적 있다. 마음이 아팠던 건 대중들에게 우리 아이가 그런 모습으로만 기억될까봐 두렵고 괴로웠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 “경찰은 아이의 왜소함만을 강조하고 있다”며 “억울함과 분함, 죄책감을 지울 수가 없어 아이가 얼마나 밝고 건강했는지 이렇게라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홍씨는 “아들은 이유없이 자다가 피를 뿜으며 사망할 아이가 아니라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이 글을 보는 분만이라도 사망 당시의 끔찍한 모습이 아닌 밝고 예쁜 아이의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기도해본다”고 썼다. 또 “이런 참혹한 사건 관련 글들을 보면서 피로감을 느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정말 죄송하다”며 대중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