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이 북한의 편에 서 있으면 이 나라와 국민은 누가 지키나”라고 따져 물었다. 북한이 지난 25일 동해상으로 신형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이후 정부가 보이고 있는 대응 태도를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다.
한국당은 휴일인 이날 국회에서 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국가안보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었다. 황 대표는 “현재의 안보 상황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그야말로 벼랑 끝 위기”라며 “이 정권이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 휴일이지만 긴급하게 회의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명백한 도발과 위협에도 침묵하면서 대북 규탄 성명 하나 내놓지 않는 정권이 과연 정상적인 안보 정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은 형식적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 번 열고 직접적인 위협이 아니라며 사태 축소하기 바쁜데, 도대체 국가와 민족을 지킬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공세를 폈다.
이어 “이러니 우리 사회 종북세력들이 ‘북핵도 우리 것’이라고 하면서 국민을 공공연히 선동하는 짓까지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직접 9·19 남북 군사합의 폐기를 선언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 제재 강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또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 및 국회 국정조사 수용도 촉구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남북 적대 관계가 종식됐다면서 평화시대가 열렸다고 말했지만, 지금이 과연 평화시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러한 안이한 인식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동안 북한은 핵을 고도화하고 잠수함과 미사일을 개발해 자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며 우리 국민을 인질로 잡고 미국과 위험한 도발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유철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 역시 “북한의 탄도미사일 무력 도발로 인해 남북 군사합의는 이미 휴지조각이 돼가고 있다. 김정은의 합의 파기”라며 “이제 정부도 합의 파기를 선언하고 추가적 대북제재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금 북한을 대변해주는 청와대는 ‘안보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된 상태를 말한다. 나 원내대표는 이를 “오기에 가까운 현실 부정”이라고도 했다.
그는 “북한은 미사일 도발 이후 계속 대한민국을 향해 오만하고 경멸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사실상 하급기관을 대하듯이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 북한에 굴종적 태도를 보이고 위축되다 보니 대한민국은 주변 열강의 각축장이 돼 버렸다. 대한민국은 동네북 신세가 됐다”며 “문 대통령이야말로 우리 안보의 가장 큰 위협 요소”라고 날을 세웠다.
또 “국회마저 나서지 않으면 대한민국 안보는 허망하게 날아갈 것”이라며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대(對)러시아, 대중국, 대일본 규탄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운영위·국방위·외통위를 열어 안보 파탄상황을 따져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드리면 죽는다고 했던 이스라엘의 모습을 기억해 보라. 대한민국도 건드리면 죽는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황 대표와 마찬가지로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주장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