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몰카부터 클럽 붕괴사고까지…2019세계수영대회 10대 사건사고

입력 2019-07-28 11:26 수정 2019-07-29 09:54

‘일본인의 여성 수구선수들 몰카부터 대회 막바지 클럽 붕괴사고까지...’

지난 12일 개막한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28일 폐막한다.

194개국 2737명의 선수가 참여한 역대 최대라는 화려한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세계수영대회는 어느 과거 대회 때보다 다사다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대회를 전후한 10대 사건사고를 요약 정리했다.

1. 광주 상무지구 클럽 내부구조물 붕괴 사고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광주 상무지구 클럽 붕괴사고는 수영대회의 최대 악재로 꼽힌다. 이번 사고는 불법 증축에 따른 ‘예고된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28일 김모(51)씨 등 클럽 업주 2명과 영업부장 등 3명을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불법 증개축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사고 클럽은 2016년 1월 건물 1~2층 504.09㎡(1층 396.09㎡·2층 108㎡)를 일반음식점 영업장으로 운영하겠다고 신고했지만 복층 구조물을 추가로 불법 증축했다가 사고를 자초했다.
27일 새벽 2시39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1223-4 ‘코요테 어글리’ 클럽 내부에서 발생한 사고로 무너진 복층 구조물 아래에 있던 최모(38)씨와 오모(27)씨 등 2명이 숨지고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해 26일 금메달을 차지한 여자 수구선수 등 8명과 외국인 2명을 포함한 16명이 다쳤다.

2. 외국인선수, 한국인女 성추행 체포
28일 폐막일까지 2019세계수영대회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대회에 참가한 한 외국 남자선수는 10대 한국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광주서부경찰서는 이날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영선수 A(23)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이날 새벽 3시쯤 광주 서구 한 클럽에서 B(18)양의 신체 부위를 함부로 만진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27일 새벽 발생한 상무지구 클럽 붕괴사고 현장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다행히 화를 면한 A씨는 이곳을 빠져나와 선수촌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다음 날 일행들과 인근 다른 클럽을 찾았다가 성추행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피해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체포된 A씨는 자국 변호사를 대동해 조사를 받고 있지만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6년 리우올림픽 수영 부문에서 동메달을 딴 메달리스트다.
경찰은 A씨를 출국금지 조치를 당국에 요청했다.

3. 황교안, 개회식 졸음
황대표는 지난 12일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개최된 개막식 도중 머리를 떨군 채 졸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도마 위에 올랐다. 황대표는 이날 오후 8시20분쯤 도착해 귀빈석 2열 정당대표석에 앉았는데 문화행사 첫 번째 프로그램인 ‘빛의 분수’ 공연 중 졸기 시작해 국제행사에 결례가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더구나 그는 당일 오전 국회 원외당협위원장 위크숍에서 내년 총선 공천 원칙 등을 언급하다가 졸음을 참지 못해 고개를 숙인 참석자를 향해 “조는 분이 계시네요? 곤란한 일입니다”라고 말한지 몇시간 만에 자신도 행사 도중에 조는 모습을 보였다.

4. 일본인, 女수구선수 몰카
지난 1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 경기장에서 여자수구 선수들의 신체 특정부위를 몰래 촬영했다가 적발된 일본인 관광객(37)은 ‘무역침략’으로 심기가 불편한 대일감정을 건드렸다. 더군다나 못된 짓을 하다가 들킨 일본인은 “그런 일이 없다” “카메라 오작동”이라고 딱 잡아뗐다가 수구와 다이빙 선수 등 여자선수 18명을 총 17개의 영상 15분 분량이나 동영상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자 후회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5일에는 무안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다가 국민적 비난여론을 의식한 검찰이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내려 발걸음을 되돌리기도 했다. 결국 “근육질 여자 선수를 보면 성적 흥분을 느껴서 그랬다”고 혐의를 인정한 일본인은 200만원의 벌금을 선납한 뒤 자국으로 출국했다.

5. ‘KOREA’ 없는 대표팀 유니폼 수영모
대한수영연맹은 이번 대회에 80여명의 대표선수를 파견해 역대 최대 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마추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먹구구 행정으로 구설에 올랐다. KOREA로고를 새기지 않은 일반 단복을 선수들에게 입혀 3류 행정이라는 눈총을 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 14일 한국 다이빙 간판 우하람 선수는 경기장에 입장할 때 영문 국가명 ‘KOREA’가 새겨져야 할 자리에 은색 테이프를 붙인 유니폼 상의를 입는 등 웃지못할 촌극을 빚었다. 대표팀을 파견한 대한수영연맹이 유니폼 후원사도 제대로 선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6. 배영 출발대 장비 문제
지난 22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는 배영 종목 출발대 장비 문제가 빚어졌다. 두 명의 경영 선수가 홀로 뛰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딜런 카터(23)와 이탈리아 시모네 사비오니(23)는 남자 배영 100m 예선에서 출발대 고장으로 소속 조 경기가 끝난 뒤 혼자 재경기를 치르는 번거로움을 감수했다. 물속에서 출발대를 잡고 경기를 시작하는 배영은 몸을 구부린 뒤 고정된 검은 고무 장비를 발로 밀어 뛰어올라야 한다. 하지만 고무 장비에 이상이 생겨 선수들이 제대로 몸을 뻗지 못하고 미끄러진 것이다. 카터는 55초33을 기록해 전체 30위로 18명이 겨루는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가 재경기를 치러 54초03로 기록을 앞당겨 준결승에 올랐다.
AFP, AP통신 등 주요외신은 “많은 선수가 출발 장비 문제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꼬집었다.

7. 쑨양 패싱
중국 대표선수 쑨양(28) 패싱도 눈길을 끌었다. 26일 남자 계영 800m예선에서 약물 사용 의혹에 휩싸인 중국의 쑨양은 또다시 악수를 거부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앞서 쑨양은 지난 21일 자유형 400m 4연패, 23일에 다시 자유형 200m 2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24일 자유형 800m 결승에서 6위에 오르며 개인전 일정을 마쳤다. 하지만 시상대 맨 위에 오르그를 향한 다른 선수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도핑 테스트 회피 의혹을 받는 그와 함께 시상대에 오르기를 거부한 선수들이 연이어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예선 3조 3레인에서 중국의 세 번째 영자로 나선 쑨양은 역영을 펼쳐 중국의 순위를 4위에서 2위로 끌어올렸다. 이후 바로 옆 레인에 있었던 브라질의 세 번째 영자 주앙드 루카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지만 루카는 이를 거부하고 출발대 쪽으로 걸어갔다. 순양은 잠시 홀로 멍하니 앉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8. 중국 女관람객 AD카드 위조 검거
중국 쑨양 선수와 더불어 중국인 관람객(25·여)도 위조된 등록인증(AD)카드로 취재기자 행사를 했다가 검찰에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광주광산경찰서는 26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시설 접근 권한과 신원을 확인하는 등록인증(AD)카드를 위조한 중국인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중국인이 위조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AD카드로 취재진 행세를 한 혐의(위조 사문서 행사)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긴급출국정지(열흘간)를 신청해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승인받았다.
문제가 된 중국인 관람객은 지난 24일 오후 5시40분부터 오후 6시 사이 광주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선수 출입구 주변에서 촬영 행위를 제지하던 경찰관에게 위조한 취재용 AD카드를 보여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일 중국 자택에서 모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올려진 AD카드 사진을 보고 중국 국영 방송사 기자인 것처럼 AD카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는 “중국 여자수영 국가대표 푸위안후이를 직접 만나고 싶어 컴퓨터용 사진 편집 프로그램으로 AD카드를 위조했다”고 진술했다.

9. 중학생 관람객 가방 손도끼 발견
캠핑용 가방을 책가방으로 착각해 가져온 중학생 관람객에게서 손도끼가 발견돼 한때 조직위가 긴장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지난 16일 오전 남부대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을 찾은 A군(16)의 가방에서 반입금지 물품이 적발된 것이다. 같은 학교 학생과 교사 등과 함께 다이빙 경기 단체관람을 온 중학생은 무심코 입장하기 전 가방을 보안검색대에 올려놓았다. 보안요원들은 반입금지 품목인 캠핑용 손도끼가 나오자 경찰에 연락한 뒤 이를 압수하고 경위를 캐물었다. A군은 경찰에 “평소 아버지와 등산이나 캠핑할 때 쓰던 가방을 책가방으로 착각했을뿐”이라며 “가방에 들어있는지 모르고 책을 담아 등교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조직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테러의 가능성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경찰은 A군과 학교 관계자 등의 진술을 듣고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A군을 귀가시켰다.

10. 남아공 선수 회식 만취 실종
수영대회가 막바지에 달한 26일 새벽에는 ‘회식 만취’ 소동으로 선수 1명이 한때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26일 새벽 4시 30분쯤 남아프리카공화국 수구 대표팀 선수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112 상황실에 접수된 것이다. 남아공 수구 남자대표팀 선수단 25명은 출국 전 마지막 회식을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진행했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 탓에 새벽까지 선수촌에 복귀하지 못한 선수가 생긴 것이다. 선수 1명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회식 장소인 상무지구 일대를 약 20여분간 수색한 끝에 한 건물 주차장 입구에서 만취 상태로 쓰러져 있는 실종 선수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 선수를 순찰차에 태워 선수촌에서 담당 코치에게 넘겼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