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퇴임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해 “그가 이끌게 될 법무부는 무능과 무책임을 넘어 ‘무차별 공포정치’의 발주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수석이 조만간 단행될 예정인 개각에서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될 공산이 큰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와 조 전 수석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나 원내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장 이 폭주를 막을 길이 없다는 것이 한탄스러울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 수석의 법무부 장관 행은 이미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며 “쉽게 말해 ‘이직 휴가’ 정도의 시간을 번 셈”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 청문보고서 없이 장관직 등에 무임승차한 사람이 무려 16명이다. 이미 경질됐어도 몇 번은 경질됐어야 할 민정수석”이라며 “하지만 끝끝내 인사검증 실패는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영전’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라고 적었다.
나 원내대표는 “인사검증 실패로 인한 국민적 실망, 공직기강 해이로 인한 행정부 전체의 사기 저하, 그리고 사법의 편향성에 따른 끊임없는 정치 갈등, 이 모든 것이 민정수석실에서 시작된 기획이자 작품”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태우·신재민 폭로, 민간인 및 공직자에 대한 무분별한 사찰 의혹, 블랙리스트, 휴대폰 사찰 등으로 점철됐던 이 정권의 ‘공포정치’의 중심엔 바로 조 수석이 있었다”며 “2018년 12월 31일, 국회에서 너무나도 당당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질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조 전 수석은) 역대 최악의 민정수석실을 만들어 놓고, 마지막에는 철 지난 ‘친일 프레임’으로 온 사회를 분열시키고 스스로 편협과 낡음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버렸다”며 “심지어 동료 학자들로부터 곡학아세, 혹세무민이라는 아픈 지적을 받아야 했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는 “해야 할 일은 정작 안 하고, SNS를 붙들고 야당을 향해 친일을 내뿜은 민정수석이라…, 옳고 그름을 논하기에 앞서 청와대 참모진의 품위와 격을 떨어뜨린 행위였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그런 조 수석이 이제 청와대를 떠나 법무 행정 전반의 총괄로 가게 된 것은 어쩌면 우리 법치주의의 ‘악몽’과 같은 현실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 수석, 정말 열심히 일했을 것이다. 어느 정권에서나 청와대는 격무와 스트레스의 온상일 것이 분명하다”며 “그래서 말해주고 싶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통치 권력에서 떠나 달라”며 글을 맺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