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 연맹이 올스타 격인 팀 K리그와 이탈리아 프로축구팀인 유벤투스 간 친선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장한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는 27일 “축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26일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유벤투스의 경기장 도착 시각이 지체됨에 따라 경기 개최 시간이 50분간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권 총재는 이어 “유벤투스 사리 감독 인터뷰와 관계자는 호날두가 근육에 이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초 계약과 달리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으므로 축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쳤다”며 “많은 축구팬 여러분들의 기대를 저버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 앞으로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K리그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팀 K리그와 유벤투스는 26일 오후 8시57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3대3으로 비겼다. 당초 8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친선경기는 유벤투스 선수단의 지각으로 57분이나 지연됐다. 게다 출장을 약속했던 호날두는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경기 전부터 호날두가 45분 이상 뛰는 옵션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축구팬들은 호날두를 보기 위해 고가의 입장권을 구매했었다. 지난 3일 최고 40만원짜리 프리미엄 존을 포함한 입장권 6만5000장은 2시간 30분 만에 매진됐다.
그러나 경기 당일 관객들은 벤치에 앉아 있는 호날두를 전광판으로만 봐야 했다. 분노한 축구팬들은 후반전부터 야유를 보냈다. 경기 후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는 컨디션과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그래서 호날두와 나, 구단 관계자 셋이 이야기 한 결과 뛰지 않기로 했다. 어제부터 뛰지 않기로 결정돼 있었다”고 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 방한 경기 진행을 주최사에 일임하면서 ‘호날두가 45분 이상 출전하고 유벤투스 주전급 선수들이 경기에 뛰어야 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넣도록 요청했다. 다만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결장을 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포함됐으며 이 경우 사전에 통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2010년 ‘FC바로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 때 리오넬 메시의 출전 여부로 홍역을 치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페프 과르티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메시를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집중포화를 받았다. 결국 메시는 후반 29분 교체 투입됐다.
프로축구연맹은 주최사를 상대로 위약금 청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 경우 주최사인 유벤투스에 호날두의 의무 출전을 확실히 알렸는지와 호날두의 결장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았는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