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니 비켜달라” 당부에도 구조물 맨손으로 지탱한 시민들

입력 2019-07-27 16:03
연합뉴스

광주 클럽 참사 당시 내부에 있던 이들이 맨손으로 구조물을 지탱해 큰 인명피해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사고 현장을 무사히 빠져나온 목격자들은 “둔탁한 굉음과 함께 클럽 내부 복층이 무너져내리자 여러 명이 뛰어들어 맨손으로 구조물을 지탱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들 중 한 명이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DJ가 장내 방송을 통해 “다치니까 비켜주세요”라고 말했으나, 이들은 개의치 않고 구조물이 더 주저앉지 않도록 두 팔로 지탱했다.

목격자는 “탁자 위에 갖은 파편이 널브러져 있고 출구를 찾아 헤매는 손님과 일행을 부르는 고성이 뒤섞인 혼잡한 사고 현장에서 일부 시민은 구조물을 떠받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다른 이들도 하나 둘 구조작업에 동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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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구조작업에 함께 한 고모(28)씨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놀고 있었는데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복층 구조물이 떨어지고 있었다”며 “일부 타박상을 입기는 했지만 심하게 다치신 분들이 있어서 다른 분들이랑 (복층 구조물을) 붙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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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와 광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2시 29분경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복층 구조물이 무너졌다. 바닥에서 2.5m 높이에 설치된 7~8평 크기 증·개축한 복층 구조물에 한꺼번에 사람이 몰리면서 붕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건물은 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로 위층에는 극장 등이 있으며 클럽이 있는 2층에서만 피해가 났다. 당국은 약 200㎡ 면적의 복층 공간을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증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사고로 최모(38)씨와 오모(27)씨가 숨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