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트존 인터뷰도 거부한 호날두…측근 “너무 힘들다더라”

입력 2019-07-27 06:50 수정 2019-07-27 09:05

이탈리아 유벤투스의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가 팀K리그와의 친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축구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경기 내내 벤치에 앉아있던 호날두는 믹스트존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팀K리그와 유벤투스는 26일 오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3대 3으로 비겼다. 애초 8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경기는 1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유벤투스 선수단이 심한 교통체증으로 지각하면서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장은 6만5000여 관중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대부분 호날두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이었다. 예매 당일 2시간30분 만에 매진됐던 티켓은 최고 40만원에 달했다. 고가였음에도 빠르게 매진됐던 이유는 호날두가 최소 45분 출전하기로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호날두는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유벤투스 유니폼조차 입지 않았고, 몸을 풀지도 않았다. 관중은 전반전까지만 해도 전광판에 호날두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환호했지만, 후반전에 들어서자 야유를 쏟아냈다. 연신 미소를 보였던 호날두도 함성이 야유로 바뀌어 가자 굳은 표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호날두는 경기가 끝난 뒤 유벤투스 선수 중 가장 마지막으로 믹스트존에 나타났다. 경호원을 대동한 채였다. 많은 취재진이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그는 별다른 말 없이 구단 버스 쪽으로 이동했다. 특히 “왜 45분을 뛰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듣자 고개를 돌려 취재진을 노려보기도 했다.

이번 경기를 기획한 에이전시 ‘더페스타’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호날두가 45분 이상 출전하기로 약속했다”고 홍보해왔다. 연맹 측은 “더페스타와 연맹이 작성한 계약서에는 분명히 호날두의 45분 출전 관련 조항이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이를 어길 경우에 대비한 위약금 관련 내용도 있다고 한다.

경기 직후 한국 취재진과 만난 유벤투스의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은 이같은 계약 조항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45분 출전 계약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호날두에 대해 할 말은 끝났다”며 답하지 않았다. 다만 출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만 “호날두가 뛸 예정이었으나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경기 당일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젯밤부터 (출전 여부를) 고민했다. 지난 1주일간 지나치게 힘든 일정을 보냈다. 싱가포르에서도, 중국에서 치른 인터밀란전 때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다음 날 훈련한 뒤 상하이 팬미팅도 했다. 이후 중국에서 (인천공항 입국심사까지) 12시간 걸려 이동했다”고 부연했다.

스포티비뉴스에 따르면 호날두는 무리한 일정에 큰 분노를 표했다. 호날두 측근은 “호날두가 화가 많이 났다. 너무 힘든 스케줄이라고 하더라”고 매체에 말했다. 중국에서 힘든 일정을 소화한 호날두는 26일 한국 입국 당일 팬미팅과 친선경기를 모두 참석해야 했다. 결국 그는 팬미팅과 친선경기에 컨디션 문제로 잇따라 불참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