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장하권 “죽음이 익숙해졌다…”

입력 2019-07-26 20:32 수정 2019-07-26 20:33
'너구리' 장하권. 라이엇 게임즈 제공

KDA는 볼품없지만 대미지 딜에서 항상 놀라움을 주는 ‘너구리’ 장하권. 그는 어떻게 이 같은 터프하면서 폭발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을까.

장하권이 탑 라이너로 활약한 담원 게이밍은 26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2019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2대 1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만난 장하권은 “많이 죽긴 했다”면서 머쓱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팀원이 잘해서 이겼다”고 이날 경기를 총평했다.

이날 잦은 데스에 대해 장하권은 “제가 살고 죽는 건 압박의 차이”라면서 “압박을 하다가 많이 죽었다. 다음부터는 각을 잘 재면서 압박을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고 돌아봤다.

그는 “많이 죽긴 했지만 플레이스타일은 유지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만 정교함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장하권은 “죽음이 익숙해졌다. 선취점을 허용하고 이길 확률이 100% 라길래 어처구니가 없었다”면서 허탈하게 웃었다.

이날 글로벌 밴에 걸린 제이스와 탈리야에 대해서는 “아침에 대회장을 오기 전 ‘제이스가 풀리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혔다”고 설명했다. 장하권은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겠지만 빨리 풀렸으면 좋겠다. 제이스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자신감도 있다. ‘서밋’ 박우태 선수도 제이스를 잘 다루기 때문에 반반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다음에 상대가 제이스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아쉬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탈리야도 우리 팀에서 잘 다루는데, 둘 다 치명적인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장하권은 1세트에서 카르마를 골라 6데스를 누적하며 고전했지만 팀원을 잘 보호하며 승리를 거뒀다. 비결을 묻자 “카르마는 1데스를 하든 10데스를 하든 역할에 변화가 없는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 4데스를 한 순간부터 ‘이 게임에서 없는 존재다. 상대 탑 챔피언인 클레드를 같이 없애겠다’는 생각으로 묶는 플레이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허수’의 판단력이라고 본다. 마지막에 킬을 기록한 후 쭉 밀자고 했는데, 그 판단으로 이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2세트에서 상대 유미의 ‘사르르탄’에 내셔 남작 버프를 빼앗긴 상황에 대해서는 “갑분싸였다”면서 웃었다. 그는 “사실은 누군가 실수를 해도 메워줄 실력이 되니깐 다음 것을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제가 많이 죽어도 이길 수 있는 것도 비슷하다. 손해를 봐도 이후 메워주는 플레이가 있다. 평소에 ‘캐니언’이 강타를 잘 써주는데 오늘 한 번 실수했다. 그 대신 3세트에서 갚아줬다”고 복기했다.

장하권은 최근의 상승세의 비결을 ‘쇼메이커’와 ‘캐니언’의 폼 상승으로 꼽았다. 장하권은 “‘쇼메이커’라는 단단한 기둥이 버텨주는 게 큰 것 같다. ‘캐니언’도 다양한 챔피언 잘한다. 요즘 제가 MVP 받은 기억이 안 날 정도다.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다음 상대인 진에어전에 대해선 “우리가 리스크가 큰 플레이를 한다. 저번에도 진어에 한 세트를 내줬다. 절대 방심하지 않고 집중해서 해야할 것 같다”면서 경계했다.

장하권은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많이 죽긴 했는데 플레이스타일 고집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방향성을 좀 더 견고하게 해서 데스를 허용하더라도 공격적인 탑이 되고 싶다. 더 갈고 닦겠다. 지켜봐주시면 고맙겠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