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백색테러 옹호한 친중파 의원, 부모 묘 테러 당해(영상)

입력 2019-07-27 08:30
홍콩명보 캡처

홍콩에서 친중파의 ‘백색 테러’에 대한 공분이 번지는 가운데 홍콩의 친중파 의원의 부모 묘가 훼손되는 일이 일어났다. 중국에서는 내부 폭력사태를 빌미로 계엄령 등 초강경 조치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친중세력 중 한 명인 허쥔야오 의원의 부모 묘가 훼손된 일을 지난 24일(현지시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원을 알 수 없는 일당이 허 의원 부모 묘소를 찾아가 묘비를 부수고 유골을 꺼내 주변에 뿌리기까지 했다. 묘비에는 페인트가 칠해졌으며 ‘관료와 폭력배가 결탁했다’ 등의 글자도 휘갈려 놓았다.

논란은 백색 테러를 옹호한 허쥔야오의 SNS에서 시작됐다. 그는 지난 21일 흰색 옷을 입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으며 해당 남성들을 영웅이라고 지칭했다. 이 남성들은 이날 홍콩의 한 전철역 안에서 임산부와 노약자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괴한들이었다. 그런데도 허쥔야오는 “이들은 자신의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 행동했다”며 옹호한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홍콩 시민들은 분노했다. 이후 허 의원은 “길을 지나다 평소 알던 사람을 만난 것뿐이다. 내가 테러를 사주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공분은 커졌다. 허쥔야오 부모 묘 훼손은 이런 일련의 사건 후 발생한 것이다.

홍콩명보 캡처

앞서 백색 테러로 일부 홍콩 시민들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상자 중에는 만삭의 임신부와 홍콩 야당의원, 기자들도 포함됐다. 사건을 실시간으로 중계한 홍콩 언론은 괴한들이 검은 옷을 입은 시위 참여자들을 집중 공격했다는 점을 들어 송환법 반대 시위에 불만을 품은 친중파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오후 6시쯤부터 역 근처를 배회하다가 밤 10시30분쯤 갑자기 역사에 들이닥쳐 갖고 있던 금속 막대기와 각목 등을 휘두르며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공격은 30여분간 지속됐다. 23일에는 홍콩 툰먼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경찰은 이 사건의 용의자로 총 11명을 붙잡아 조사에 나섰다.

로이터통신

오는 27일에는 대규모 반중 시위가 예고돼있어 백색테러의 위험 역시 함께 높아지고 있다. 양측 간 충돌의 위험이 높아지자 중국에서는 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 투입 등 초강경 조치에 대한 경고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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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