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도발에도 2~3주내 실무회담 희망…‘외교 살리기’ 기조 유지

입력 2019-07-26 14:28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미 갈등 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외교적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에 대한 첫 공개반응이다.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해결’ 원칙을 고수하면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외교적 방법이 통하길 원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 약속이 북한의 비핵화 이행이라는 취지였길 바란다는 점에서 밑을 수 없을 정도로 일관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2~3주(in a couple of weeks) 내에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북·미 실무협상의 구체적 시점이 문제의 핵심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날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며 “2주가 됐든 4주가 됐든 6주가 됐든 기다려서 북·미 실무협상 팀들이 만났을 때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지도록 하는 게 진정한 목표”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가 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이번 도발을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정의했다. 그는 “모두가 협상을 준비하면서 지렛대를 만들고 협상 상대가 짊어질 리스크(위험요소)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전체 판을 깨기 위한 차원이라기보다는 실무 협상을 앞두고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달 비무장지대(DMZ)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을 때 했던 약속도 공개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당시 회동에서 두 가지 약속을 했다”며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를 계속 하지 않겠다, 협상팀을 복귀시키겠다는 약속이었다”고 강조했다. 북측이 협상의 전체 틀을 무너뜨릴 수 있는 약속 위반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언론 브리핑에서 “더 이상 (북측의) 도발이 일어나지 않기를 촉구한다”면서도 북한 문제를 외교적 대화로 풀어간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북한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12기의 핵무기를 추가로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소속 전문가들이 위성사진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북한 과학자들이 핵무기에 사용되는 핵 분열성 물질과 장거리 미사일 생산을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이 20~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분석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당시 회담에서 미국과 ‘완전한 비핵화’ 노력에 합의해놓고도 핵무기를 늘려온 셈이다.

미 안보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제니 타운 연구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위성사진에 실린 영변 핵시설의 원통형 용기를 지목했다. 그는 “이 용기는 핵물질(우라늄) 농축 과정에 필요한 액화질소통으로 보인다”며 “트럭에 있던 용기가 이후 원심분리기(우라늄 농축 시 필요한 핵심 장비)가 있는 건물 가까이로 옮겨진 것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건물 지붕에는 눈이 쌓여있지만 원심분리기가 있는 건물에는 눈이 없다”며 “건물이 사용되고 있고, 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