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장관, 日 고노 외상과 통화… 상황 악화 조치 중단 촉구

입력 2019-07-26 13:23 수정 2019-07-26 15:00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에 무거운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고노 다로(河野 太郞) 일본 외무상과 전화통화를 갖고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제한 조치 철회를 촉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약 20분간 진행된 고노 외상과의 통화에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에 대한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 3개 품목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로 일본이 세계 시장 점유율 70~9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4일부터 이들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강 장관은 또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시행추진 등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전날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르면 다음달 2일 열리는 각의에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한국으로 수출하는 일본 기업은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대다수 품목에서 개별적으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 정부는 지난 24일 화이트리스트 제외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15쪽 분량의 의견서를 일본 정부에 전했다.

고노 외상은 이번 조치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과 고노 외상은 또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평가 및 의견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등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한반도 비핵화 및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한국과 미국, 일본 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