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욱·박찬호…구단별 히트상품’ 롯데, 일방적 육성실험 난무

입력 2019-07-26 09:33

이렇게 잘하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SK 와이번스 고종욱(30)이다.

지난해말 사상 초유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옮겨갔다. 백업 외야수로 예상됐다.

그러나 전반기가 끝나고 후반기를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고종욱은 SK의 핵심 멤버다. 108안타, 타율 0.329, 득점권 타율 0.378, 그리고 도루 19개다. 리그 3위다. 말 그대로 SK의 전반기 최고 히트상품이 됐다.

KIA 타이거즈에는 박찬호(24)가 있다. 2014년 KIA에 입단한 이후 2할 타율도 기록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타율 0.290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2개에다 33타점, 36득점을 올리고 있다. 특히 도루 22개는 리그 전체 1위다. 이범호(38)가 떠나간 3루수 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LG 트윈스에는 고졸 신인 정우영(20)이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42경기나 출전해 4승 4패, 1세이브 10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12다. LG가 갖지 못했던 강력한 불펜진의 중심이 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도 1차 지명 선수인 원태인(19)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19경기에 나와 3승5패 2홀드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2.86이다. 원태인과 정우영은 올해 신인왕의 가장 유력한 후보들이다.

KT 위즈 김민혁(24)도 올해 툭 튀어나온 히트상품임이 분명하다. 타율 0.299, 97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KT의 리드오프 자리를 꿰찼다. 이밖에 한화 이글스 정은원(19)도 히트상품 중 한명이다.

그런데 롯데 자이언츠는 없다. 양상문 전임 감독이 강하게 밀어붙였던 ‘한동희 키우기 프로젝트’가 내야진을 흔들어버렸다.
포수 나종덕 키우기는 최다 폭투 구단으로 롯데를 밀어넣었다. 강로한과 오윤석, 전병우 등은 히트상품이 되기는 커녕 포지션 돌려막기에 희생됐다. 최다 실책팀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각종 실험이 난무하면서 히트상품은 커녕 기존 멤버들조차 오락가락해야 했다.

후반기에는 달라져야 한다. 포지션의 고정화가 필요하다. 타순 또한 마찬가지다. 한 경기에 지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플레이가 이어져야만 롯데팬들이 경기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