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 우승자가 과거 트위터에 올린 글이 인종주의적이라는 이유로 당선 자격을 박탈당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학교 정치학과에 다니며 학생 공화당 조직부회장을 맡고 있는 중국계 이민자 캐시 주(20)는 15일 ‘2019 미스 미시간’에서 우승했다.
그런데 주최 측인 미스월드 아메리카(MWA) 조직위원회는 사흘 만에 주의 당선을 취소하고 최종 후보였던 맬로리 리바드(24)에게 왕관을 씌웠다. 주가 과거에 올린 트윗이 ‘공격적이고 인종주의에 무감하며 부적절하다’는 이유였다.
주최 측의 시선을 끈 그녀의 첫 번째 트윗은 백인 경찰의 흑인 사살 논쟁에 대한 비판이었다. 주는 2017년 10월 “흑인들이 오히려 다른 흑인들을 많이 죽인다는 사실을 아느냐”며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기 전에 지역사회 내부 문제부터 고쳐라”고 비판했다.
두 번째 트윗은 자신이 과거 다닌 센트럴플로리다 대학교가 주최한 ‘월드 히잡 데이’를 비판한 것이었다. 주는 지난해 2월 “내가 다니던 학교에 ‘히잡 체험 부스’가 생겼다고 한다”며 “히잡을 종교적인 상징이 아닌 패션 액세서리로 쓰라는 건가. 만약 아니라면 이슬람 문화에서 억압받고 있는 여성들을 닮아가라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MWA 조직위는 “대회 참가자에게는 좋은 성품이 요구되며 조직에 나쁜 평판을 불러와서는 안 된다”며 “주의 MWA 대회 참가 자격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이어 주에게 “SNS 계정에서 미스 미시간 선발대회 참가를 언급한 모든 글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주는 “보수적 정치 성향에 대한 차별”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자격 박탈 이후 폭스뉴스, CNN 등 여러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누구나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가질 수 있다. 또 나는 사실과 통계에 근거해 주장을 제시했다. 내가 올린 여러 글은 인종차별적이거나 무감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스 미시간은 인종차별주의자’ 같은 헤드라인은 너무 선동적이다. 진보 진영이 오히려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나를 모욕했다”며 “진보 진영은 나와 같은 소수자가 보수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주는 이번 일을 계기로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인대회 출전 자체보다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편견에 관심을 불러일으킨 데 더 큰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