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외교장관, 내주 방콕에서 외교전 예고

입력 2019-07-25 18:07 수정 2019-07-25 18:09
한국과 일본의 외교장관이 다음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가해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 조치를 놓고 맞붙을 예정이다.

외교부는 25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방콕에서 열리는 ARF에 참가하는 8개국 내외 국가의 외교장관과 양자 회담을 하고,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도 참석한다고 밝혔다.

윤순부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최근 일본의 부당한 수출제한 조치의 조속한 철회를 여러 계기에 촉구할 예정”이라며 “아세안 관련 장관회의 참석을 통해 다양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채택될 의장 성명에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부분적으로라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의 부당함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ARF는 지역 안보 협의체이므로 무역 관련 이슈는 잘 다루지 않지만,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아세안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세안이든 어느 누구든 특정 국가 편을 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자유무역은 모두의 국가이익에 부합하는 국제질서이자 아세안에 공동의 번영을 가져온 큰 원칙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공감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강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의 회동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또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역시 미정인 상테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일본이 수출제한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야 하니 일본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며 “한·일 양자 회담이 주선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과도 양자 회담 일정도 조율 중이다.

한편, 북한의 신형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ARF에서 다뤄질 가능성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형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사건이지만 이 문제를 짚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