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지만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라면서 “국군통수권자, 대변자, 집권여당의 국회의원들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국군통수권자는 어디에 숨었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먼저 “러시아 정찰기가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영공을 침략하고 러시아와 중국의 전투기들이 KADIZ를 침범한 지 사흘째”라며 “그런데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는 아무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의 대응 방식을 지적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우리 영공이 침략당한 3시간 뒤 청와대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단 의원들과 점심을 먹었다”며 “국군통수권자와 집권여당의 국회의원들, 아무도 우리 영공이 침략 당한 초유의 사건에 대해 한마디 말이 없었다”고 적었다.
또 “청와대는 민주당 의원들이 이 자리에서 ‘부인이 대통령을 사랑한다고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린 사실을 버젓이 밝혔다”며 “국군통수권자는 다음 날 부산 시도지사회의에서도 영공 침략 관련 이야기를 한마디도 안했다”고 지적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홍보수석은 ‘러시아가 유감을 표명했다’고 말했으나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러시아 정부는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국군통수권자도, 대변자도, 집권여당의 국회의원도, 모두 제 정신이 아니다. 나라를 지킬 최소한의 자격도, 의지도 없는 사람들”이라며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이지만,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임을 잊어선 안 된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러시아의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지난 23일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했다. 우리 군은 영공 침해를 저지하기 위해 360여발 경고사격을 실시했다. 청와대는 러시아에 엄중 항의했다.
러시아는 잘못을 시인한 것처럼 보였다. 윤 수석은 지난 24일 오전 브리핑에서 “러시아 차석 무관이 전날(23일) 오후 국방부 정책기획관에게 유감을 표명하며 ‘러시아 국방부가 즉각적으로 조사에 착수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러시아가 영공 침범 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전문을 국방부에 보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주러시아 무관부를 통해 어제 자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 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는 내용의 공식 전문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브리핑을 다시 열고 “러시아 차석 무관의 입장이 있었고, 이후 (영공 침범을 부인하는) 러시아의 전문이 있었다”며 “러시아의 입장이 달라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섣불리 결론을 내려 외교 관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