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무인항공기(드론)를 이용해 제주도 성산일출봉 외벽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풍란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풍란은 바위나 나무에 붙어 자라는 상록성 난초다. 길이 5~10㎝·너비 0.6~0.8㎝로 백색을 띄며 향기가 난다. 하지만 무분별한 채취로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는 제주와 남해안 일부 섬 지역에만 야생 개체군이 남아있다. 개체 수도 1000여개뿐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다.
그간 가파른 성산일출봉 외벽에 풍란이 분포할 것이라는 전문가 추정만 있었을 뿐 사람의 접근이 불가능한 장소라 서식이 확인된 바는 없었다. 생물자원관은 지난 5월과 이달 초 드론을 띄워 풍란을 근접 촬영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확인된 풍란은 약 40개체로 성산일출봉 외벽의 사면에 큰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7월 초부터 개화하기 시작했으며 30개체가 꽃이 피는 등 개체군 전체가 건강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생물자원관은 설명했다.
앞서 생물자원관은 지난 5월에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석곡을 전북 고창 선운산과 거제 해금강에서 드론으로 확인한 바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