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들 ‘숨통’을 열어줄 정책금융상품이 나온다. 대출금리 연 17%대의 ‘햇살론17’이 9월 2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부업체를 이용할 때보다 금리가 낮고, 상환 내역에 따라 매년 금리를 깎아주는 게 특징이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고금리 대안 상품 햇살론17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햇살론17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상품이다. 기존 정책금융상품들은 신용이 높은 서민부터 대출 지원이 이뤄졌는데, 이 상품으로 저신용자도 제도권 안으로 끌어안겠다는 취지다.
햇살론17은 이름 그대로 연 17%대 대출금리(연 17.9%)를 제공한다. 대부업 평균 금리(연 21.7%)보다 4% 포인트 가량 낮다. 한도는 1400만원이다.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방식이고, 상환 기간은 3년 또는 5년 중 선택할 수 있다.
대출 문턱도 대폭 낮아졌다. 신용도에 따른 금리와 한도 차등이 없다. 최소한의 요건만 충족하면 모두 동일한 조건으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자금 용도도 특정하지 않고 대환자금, 긴급자금, 생활비 등을 목적으로 해도 지원된다.
소득 증빙이 어려운 개인택시운전자나 농·축산·임·어업 종사자들도 대출 대상자에 포함됐다. 병원비 등으로 자금이 긴급하게 필요해진 경우 기본한도(700만원)에서 최대 700만원을 더 빌릴 수 있다.
성실 상환자에게는 대출금리 인하 혜택을 준다. 분할상환 기간이 3년이면 매년 최대 2.5% 포인트, 5년이면 매년 최고 1% 포인트 금리가 떨어진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없다. 다만 향후 부채상환부담(DSR) 기준을 정해 과잉 대출만은 막겠다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햇살론17은 전국 13개 은행 지점에서 판매된다. 온라인은 신한은행만 먼저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으로 확대된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2분기에 출시한다.
대출 상담은 전국 47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대면으로 진행된다. 기타 대출 가능 여부 확인은 1397콜센터나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kinfa.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