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황병승 시인 애도하며 ‘사회적 타살’ 주장한 박진성 시인

입력 2019-07-25 07:11 수정 2019-07-25 09:53


박진성(42) 시인이 평소 친분이 있었던 황병승(49) 시인을 애도하며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인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황 시인의 사망 보도를 공유한 뒤 “불과 몇 달 전에도 연락했었는데… 문단이라는 이상한 집단이 죽인 ‘사회적 타살’이다”라고 썼다.

“황병승 시인은 2016년 10월, 몇몇 무고한 사람들에 의해 성범죄자로 낙인찍힌 후 황폐하게 혼자 고독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고 한 박 시인은 “문단이라는 거대 이해 집단이 황병승 시인을 죽인 ‘공범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30분쯤 고양시 덕양구의 한 연립주택에서 황 시인이 숨져 있는 것을 소방당국이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 황 시인의 부모는 생전 친분이 있던 시인들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경찰과 함께 황 시인의 집을 찾아갔다가 아들이 숨진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시인의 시신은 고양시 원당 연세병원에 임시 안치됐다. 경찰은 황 시인이 시망한 지 보름쯤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 부검을 실시하고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황 시인은 사망 전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알코올의존증 등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16년 미투 운동에서 촉발됐다. 서울예대 졸업생인 황 시인은 문예창작학과 강사로 활동하다 2016년 11월 캠퍼스에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대자보가 붙으면서 강사직에서 물러났다.

1970년 4월에 출생한 황 시인은 2003년 ‘파라21’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주치의 h’ 외 5편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이후 2010년 ‘제11회 박인환문학상’ ‘제13회 미당문학상’을 받았다. ‘여장남자 시코쿠’ ‘트랙과 들판의 별’ ‘육체쇼와 전집’ 등의 작품을 남겼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