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일 만에 발사체 쏜 北…북미협상 압박, 한미훈련 반발?

입력 2019-07-25 06:54 수정 2019-07-25 07:18
러시아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지난 5월 4일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는 모습. 이 무기는 지난해 북한이 건군 70주년을 기념한 2·8 열병식 때 공개했던 것과 유사하며, 고체연료를 쓰는 미사일로 추정됐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25일 새벽 함경남도 원산 일대에서 미확인 발사체 2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지난 5월 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77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오전 5시34분과 5시57분쯤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하였으며, 비행거리는 약 430㎞”라고 밝혔다. 이어 “발사체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한미 당국이 분석 중”이라며 “현재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과 관련한 일종의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분석된다. 협상 지렛대를 높이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미국식 ‘셈범’을 바꾸라고 요구했던 북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북한 문제와 관련, “시간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며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다음 달 실시하는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PX)에 대한 반발 성격일 수도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6일 “판문점 조미(북·미)수뇌상봉을 계기로 조미 사이의 실무협상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조선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일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 함경남도 호도반도에서 신형 전술유도무기와 240㎜ 및 300㎜ 방사포 등 10여발을 발사했다. 5일 뒤인 5월 9일에는 평안북도 구성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는 미사일 2발을 발사한 바 있다. 비행거리로만 보면 지난 5월 9일 쏜 미사일과 비슷한 미사일을 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