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본 작가가 쓴 서적 등 문화상품에 대해서도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4일 국민일보가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확인해본 결과 일본의 경제 제재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제품·일본여행을 넘어서 도서 출판물이나 공연, 영화, 드라마 등에 대해서도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쩍 많아졌다. 그야말로 일본 불매운동이 문화계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네티즌 A씨는 “일본 소설을 좋아해 신간이 나올 때마다 구입했지만 이제는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맘카페 회원 B씨는 “아이에게 일본인 작가가 쓴 책을 보여주고 싶지만 구매는 고민된다”는 글을 올렸다. 네티즌 C씨도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는 재미있지만 당분간 보지 않으려고 한다”며 “한국에서 불매운동을 벌이면 일본 작가들이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겠느냐”고 적었다. 이에 반해 “일본 서적 등에까지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작가와 예술작품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국민일보는 문화계까지 확산된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반 시민들의 생각을 물었다.
서울시 노원구에 거주하고 있는 황모(27)씨는 “서적이나 영화의 경우 대체재가 없지 않느냐. 예를 들어 의류의 경우 일본 브랜드 대신 한국 브랜드 의류를 선택하면 되지만 서적과 같은 문화적 산물은 대체 가능한 것이 없다”며 “불매운동은 본인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선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황씨는 다만 “불매운동은 본질적으로 개인의 의사에 기반해 진행돼야 한다. 불매대상을 선택하는 것 또한 오롯이 자신의 몫”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일본 서적을 구매한다거나 일본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본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김모씨도 “굳이 서적 등에까지 불매운동을 해야 하나 싶다”며 “그 안에 담긴 내용에 큰 문제가 없다면 불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일본 작가라는 이유로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이모씨는 “일본 맥주나 자동차를 안사는 것과 일본 저자의 책을 안 읽는 걸 같은 선상에 놓고 평가할 수는 없다”며 “일본책을 안 읽고 일본에 대해 무지해지는 건 일본을 이기는 길이 아니라 도리어 일본에 지는 지름길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경기도 용인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권모(24)씨는 일본 서적·영화 등에 대해서도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은 일본 자체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문학성이나 작품성 등을 떠나 모든 부분에서 불매운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경기도 화성시에 거주하고 있는 남모씨도 “문화는 일종의 소프트파워”라며 “문화적 산물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예외 없이 모든 분야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 남동구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문모씨는 “모든 분야에서 불매 운동이 진행되어야 일본 정부에 불만을 품는 일본 시민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일본 서적과 영화 등에 대해 불매운동을 진행하는 것이 그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없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 자체에 대한 불매운동은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