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 “러시아, 영공침범 의도 없었다는 것은 허언”…청와대 발표와 배치돼

입력 2019-07-24 16:24 수정 2019-07-24 16:51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이 24일 전날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 사건과 관련해 “이번 사건은 의도된, 계획된 중국·러시아의 합동 훈련이라고 보고 있다”며 “의도적이 아니었다는 것은 허언(虛言)”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차석 무관이 국방부 정책기획관에게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의도를 갖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 측이 믿어주길 바란다’고 전해왔다는 청와대 발표와 배치되는 내용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합참 작전3차장, 국방부 국제정책과장 등 군 관계자로부터 중·러 군용기의 KADIZ 침범 등에 관해 대면 보고를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나 “이는 어제 국방부에서 초치한 중·러 무관들도 인정했던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위원장은 “중·러 군용기가 울릉도 북동쪽에서 합류해 KADIZ에 침범하고 조기경보기까지 작동했기 때문에 상당히 계획적인 행동으로 보인다”며 “실수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침범 의도에 대해서는 사견을 전제로 “중·러의 군사훈련과 협력체계에 따른 시도가 아닌가 보고 있다”며 “중국으로서는 미·중 간 무역분쟁과 미국의 대(對)대만 무기 수출 등에 따라 액션을 취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한·미·일 안보체제의 균열을 노렸다는 일부 분석에 대해서는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한미훈련 강도가 더 세졌다”며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일본의 자위대 군용기 긴급발진에 대해선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우리 경찰이 주둔하면서 지키는 우리 영토에 대해서 일본이 그렇게 말할 자격과 여건이 안 된다”면서 “일본의 천민자본주의적 발상에 기인한 착각”이라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군의 대응에 대해서 “우리 공군이 리얼타임(즉시) 출격했다고 보고 받았는데, 적절한 대응이었고 훌륭한 임무 수행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의도적·계획적 침범이기 때문에 매뉴얼에 따라 대응하되 보다 강도 높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방위원장으로서 국방부에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했을 때 우리 군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