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완화용? 윤도한 수석 그만둬야” 이준석 맹공

입력 2019-07-24 15:59 수정 2019-07-24 17:14
“착한 러시아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며 우리 정부의 ‘외교적 고립’을 질타했던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24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겨냥해 그만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국방 무관의 발언만 듣고 러시아 정부의 공식입장을 확인하지 않은 채 어떻게 ‘기기 오작동 침범’과 같은 것을 발표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2016년 1월 24일 당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이었던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여의도 당사에서 20대 총선 서울 노원병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앞서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국민일보DB

이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러시아 반응을 아무리 살펴봐도 사과 없고 국방 무관이 무슨 말을 정확히 했는지 확인 안 되는 상황에서 윤도한 청와대 수석이 하루 지나 브리핑하는 걸 가지고 날 공격할 수 있느냐”면서 “나는 러시아가 고의로 침범했고 기계 오류 따위의 주장은 무시해야된다고 주장해왔다“고 적었다.

실제로 국방부는 이날 “주(駐)러시아 무관부를 통해 어제(23일) 자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는 내용의 공식 전문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측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일 뿐만 아니라 어제 외교 경로를 통해 밝힌 유감 표명과 정확한 조사 및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공식 입장은 앞서 이날 오전 윤 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한 내용과 상반되는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윤 수석은 러시아 차석 무관이 전날 오후 3시쯤 국방부 정책기획관에게 “러시아 국방부가 즉각적으로 조사에 착수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차석 무관은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한국 측이 가진 영공 침범 시간, 위치 좌표, 캡처 사진 등을 전달해주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윤 수석의 발표에도 러시아의 해명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러시아의 공식 입장이 알려지기 자신 의 페이스북에서 “군용기가 경계선을 넘어왔는데 ‘(러시아의) 의도 없었음’ 한마디에 청와대가 그 입장을 온 동네에 홍보한다”면서 “(러시아는) 얼마나 우리가 우스워 보이면 이런 해명을 하나”라고 썼다.

그는 러시아는 항법장치에 크게 신경을 쓰는 나라라며 ‘기기 오작동으로 인한 침범이었다’는 해명을 믿지 않았다. 이 최고위원은 “러시아는 GPS에 대항해 자체 글로나스 위성까지 띄워서 항법장치에 대해 신경 쓰는 국가”라면서 “글로나스가 그렇게 수 ㎞단위의 오차가 있다면 애초에 러시아제 무기 쓸 사람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회 안규백 위원장이 러시아의 해명에 대해 “의도적이 아니라는 것은 허언”이라고 한 발언도 거론했다.


이 최고위원은 “청와대는 러시아가 의도 없었다고 강조하고,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장은 그게 허언이라고 한다”면서 “고니시가 ‘가도정명’(假道征明)이라고 써들고 오면 ‘우리를 공격할 의도는 없댄다’라고 믿어줄 기세”라고 비꼬았다.

이 최고위원은 전날 “정부에서 국민에게 홍보한 러시아는 ‘착한 러시아’였는데, 그 러시아의 군용기가 침범했단다”라면서 “역시나 물타기성 ‘충격완화용 아이템’이었다는 게 드러난다. 외교적 고립이란 게 이런 거다”라고 비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