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예술의 현대화를 이끌어온 국립극장이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를 꾸밀 다채로운 무대들을 공개했다. 2020년 개관 70주년을 맞아 스테디셀러 작품들과 기념공연, 신작 등 총 39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창극단이 ‘변강쇠 점 찍고 옹녀’(8월 30일~9월 8일)로 2019-2020 레퍼토리 시즌의 막을 연다. 변강쇠전의 옹녀를 전면에 세운 창극으로 6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경극과 창극의 결합으로 화제를 모은 ‘패왕별희’(11월 9~17일)와 단종애사를 다뤄 사랑받았던 ‘아비, 방연’(3월 6~15일)도 차례대로 관객들을 만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70주년 기념 신작 ‘춘향전’(5월 14~24일)이다. 배우이자 연출가인 김명곤이 20년 만에 국립창극단과 함께 하는 작품으로 우리 소리가 가진 아름다움의 정수를 선보인다.
국립무용단도 해외 안무가와 협업해 국내외에서 찬사를 받은 ‘회오리’(10월 3~5일)와 2015년 초연 당시 강렬한 군무로 관객을 사로잡은 ‘제의’(6월 5~7일)를 더 탄탄하게 다듬어 내보인다. 내년 4월에는 갈고 닦은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총 31번의 연주로 시민들을 만난다. 70주년 기념 관현악시리즈 2개를 선보인다. ‘합창과 국립국악관현악단’(3월 26일)은 정철 등 조선 시대 뛰어난 문인의 시조를 칸타타 형식으로 선보인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이영조가 참여했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과 발맞춰 준비한 ‘2020 겨레의 노래뎐’(6월 17일)도 준비 중이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24일 열린 레퍼토리시즌 발표 간담회에서 “프로그램들 모두 전속단체의 뛰어난 기량에 바탕을 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라며 “이번 시즌은 지나온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70년을 펼쳐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