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악동’ 들고양이 잡는다…보호목도리 씌우고 중성화 방법도 바꿔

입력 2019-07-24 15:08

국립공원 생태계를 파괴하는 ‘악동’ 들고양이 관리가 강화된다. 사냥 능력을 낮추는 ‘새(鳥) 보호 목도리’를 씌우고 중성화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국립공원공단·국립생태원은 들고양이 관리 강화방안을 24일 발표했다. 당국은 연말까지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들고양이의 목에 원색의 천으로 만든 새 보호 목도리를 씌우기로 했다. 새 보호 목도리는 야생동물이 고양이의 접근을 잘 인식하도록 함으로써 고양이의 사냥 성공률을 낮추도록 고안된 것이다. 고양이에게 해가 없고 원치 않으면 언제라도 탈착이 가능하다. 고양이의 주 먹잇감인 쥐의 경우 색감을 구분하지 못하므로 쥐 사냥 능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새 보호 목도리의 효과는 해외에서 이미 입증됐다고 당국은 밝혔다. 2013년 미국 세인트 로렌스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새 보호 목도리를 씌운 고양이의 사냥률은 87%까지 줄어들었다.

당국은 또 국립공원 지역 들고양이의 중성화 방법을 기존의 정소와 난소를 제거하는 방식에서 정소와 난소를 그대로 두고 정관과 자궁의 통로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8월부터 변경해 시행하기로 했다. 당국은 기존 중성화 방식은 성 호르몬 등의 발생이 제거됐기 때문에 들고양이의 세력권 다툼 행동을 사라지게 해 서식밀도를 낮추는 효과가 적었다고 판단했다.

당국은 국립공원 탐방로 등에서 먹이 주기 금지 캠페인을 벌이는 등 들고양이의 생태적 위해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고양이는 인간 의존도에 따라 집고양이와 길고양이, 들고양이로 나뉜다. 통상 집에서 기르다 버려져 길거리를 떠도는 길고양이가 야생 들고양이가 된다.

들고양이는 새와 양서·파충·포유류 등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다. 재미 삼아 사냥하는 습성도 있어 야생동물의 개체 수를 감소시켜 멸종까지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서울대 황미경 교수의 ‘도시와 시골에 서식하는 한국 배회고양이의 먹이자원과 서식밀도 비교’ 논문에 따르면 들고양이는 사냥한 먹이의 28%만 섭식한다. 때문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00년 고양이를 100대 치명적 침입 외래종 중 하나로 지정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