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탓에 예방접종 못하는 어린이 있어, 보건당국 “스스로 감염병 조심해야”

입력 2019-07-24 14:04

지난해 우리나라 어린이 예방접종률이 최대 97%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알레르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할 수 없는 아이도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는 2012년생인 만 6세와 2015~2017년에 출생한 만 1~3세 170만명을 대상으로 2018년 예방접종 현황을 분석한 결과 만 1세에서 96.8%, 만 2세 94.7%, 만 3세 90.8%, 만 6세 88.3%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만 1~3세의 연령별 완전접종률은 2017년보다 0.2~0.6%포인트 올랐다. 올해 처음 공표된 A형간염 백신 접종률은 95.3%로 국가예방접종으로 무료지원되기 전인 84.7%보다 10%p 이상 상승했다.

만 3세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평균 예방접종률은 97.2%다. 미국(86.9%)이나 호주(94.3%), 영국(93.9%) 등 주요 선진국보다 많게는 10%포인트까지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7년 우리나라 예방접종 관리를 ‘최우수 등급’으로 평가했다. 질본은 만 12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필수예방접종 백신의 무료접종 국가지원, 적기접종 알림 문자 발송, 학교 입학 시 접종력 확인 등 정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진단했다.

그럼에도 매년 3~5%의 어린이가 예방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이중국적자이거나 국외장기체류자인데 일부는 ‘예방접종금기사항’에 해당해 예방접종을 아예 하지 못한다. 질본은 이전에 백신 접종 후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거나 백일해 백신 투여 7일 이내 다른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뇌증이 발생했던 경우 등을 ‘예방접종금기사항’으로 분류한다.

여기에 속하는 어린이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다보니 국가 통계에 잡히지 않아 보건당국은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별도의 정부 지원책은 없고 예방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을 치료하는 데 30만원 이상 지출하면 국가로부터 이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

질본 관계자는 “이전에 감염병에 걸려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한 이런 아이들은 감염병에 보호막이 전혀 없이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와 같다”며 “평소 건강관리에 주의하고 특히 감염병이 유행할 때 개인 건강을 각별히 신경 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